불혹의 이동국, 평범하지만 특별한 각오 “선수로서 90분 뛰는 건 당연한 것”

입력 2018-07-2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북 이동국. 스포츠동아DB

전북 현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이동국(39)은 우리나이로 마흔의 베테랑이다. 축구선수로서 마흔살은 전성기를 한참 지난 나이일뿐더러 현역생활을 이어가는 선수조차 드물다.

그러나 이동국은 아직까지도 리그 정상권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팀 구성상 교체출전이 대부분인 가운데에서도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에서 7골을 기록 중이다. 12개 구단 통틀어 국내선수 가운데에서는 문선민(9골·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이자 팀 내에서는 최다 골이다.

팀에 좋은 공격수가 많다보니 출전시간이 제한돼 있지만 팀 사정에 따라 풀타임도 소화가 가능하다. 지난 11일 울산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주전스트라이커로 출전해 90분을 다 뛰면서 골까지 기록했다.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마흔살의 선수가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조차 드문 일인데, 90분 풀타임 출전을 하면서 최고의 경기력을 뽐낸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하지만 이동국 자신에게는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이동국은 24일, “선수가 90분을 뛸 체력은 항상 있어야하지 않나. 내게 긴 출전시간이 주어진다는 걸 소중하게 생각하고 뛴다. 긴 시간이 주어지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슈팅을 만들어낼 기회가 오니까 골로 연결시킨다는 것에 집중을 한다”고 말했다.

꾸준한 경기력 유지를 위한 비결은 따로 없다. 잘 쉬고 잘 먹는 것이다. 이동국은 “월드컵 휴식기 동안 잘 쉬었다. 휴식기에 돌입하고 2주 동안은 운동 안하고 푹 쉰 것 같다. 내가 훈련을 한다고 실력이 늘 나이는 아니지 않나. 푹 쉰 다음에는 컨디션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올 여름은 역대 최고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체력저하에 대한 우려가 따르지만 이동국은 덤덤했다. 든든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나 말고 아드리아노도 있고 김신욱도 있다. 힘들 때 돌아가면서 뛸 수 있다. 그것이 우리 전북의 강점이 아닌가. 걱정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의 미소에서는 베테랑의 여유가 느껴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