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선발야구 실종, 역대 최다 구원승 기록 눈앞

입력 2018-07-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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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선발야구가 사라지며 구원승이 늘어가고 있다. 타고투저의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는 또 다른 대목이다.

29일까지 501경기를 치른 올해 KBO리그에서 구원승은 총 186개다. 전체 497승의 37%에 달한다. 지금 페이스대로면 전체 720경기를 소화했을 때 구원승은 267개가 나온다. 2015년의 역대 최다 구원승(264개) 기록을 갈아 치울 기세다. NC 김경문 전 감독은 “강한 선발투수라면 5이닝 이상씩을 던지며 승패 기록을 본인이 챙겨야 한다. 설령 패전을 하더라도 그 기록을 자신이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모습은 이와 다르다. 바야흐로 ‘역대급’ 선발 약세 시즌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 구원승의 조건, ‘역대급 타고투저’를 말한다

구원승의 조건은 ‘①선발이 승패 기록을 가리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가거나 ②선발이 승패 요건을 채웠으나 불펜의 난조로 이것이 뒤집혔을 때’ 등 두 가지 중 하나가 성립해야 한다. ①의 경우 선발투수가 호투했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할 때, 선발이 난타 당했을 때. 두 가지 경우로 다시 나뉘는데 올해 KBO리그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5점대를 상회한다. 선발진의 호투보다는 부진으로 승패의 공이 구원투수로 넘어간 케이스가 더 많은 셈이다.

불펜이 방화를 저지르는 ②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올해 KBO리그에는 136블론세이브가 나왔다. 단일 시즌 최다 블론세이브(174개·2017년) 기록을 가뿐히 넘을 페이스다. 타고투저의 흐름이 갈수록 심해지며 선발과 불펜 모두 고전하니 구원승은 자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 ‘역전의 명수’ 한화, 구원승 1위는 불명예가 아니다


한화 이글스는 전임 김성근 감독 시절인 2015년(28구원승·2위), 2016년(40구원승·1위) 모두 리그 구원승 상위권을 차지했다. 선발과 불펜의 보직이 명확해진 현대야구에서 2016년 한화의 구원승 40개는 불명예다. 당시 한화는 ‘퀵 후크’가 난무했고 이는 자연히 많은 구원승으로 이어졌다.

한화는 올 시즌에도 구원승 27개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2016년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한화의 최다 구원승은 ‘뒷심’의 상징이다. 한화는 올 시즌 역전승 32개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시즌 57승 중 절반 이상이 역전승인 것이다. 선발투수가 패전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가더라도 불펜과 타선의 힘으로 이를 뒤집은 사례가 많으니 자연히 구원승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올해 한화의 구원승 내용은 지난해까지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넥센 히어로즈는 반대다. 넥센은 올 시즌 구원승 11개로 리그 최하위다. 선발승 38개로 두산 베어스(47승), SK 와이번스(40승)에 이어 리그 3위이지만 블론세이브가 17개로 롯데 자이언츠와 더불어 리그에서 가장 많다. 선발이 어느 정도 버텨주지만 불펜의 난조로 승기를 빼앗긴 사례가 가장 많다는 의미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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