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무너트린 ‘라이벌 킬러’ 두산 박건우

입력 2018-07-31 2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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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2루 두산 박건우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진정한 ‘라이벌 킬러’가 됐다.

두산 베어스 박건우(28)는 7월 31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6-2 승리에 앞장섰다. LG의 기를 제대로 꺾어 놨다. 두산은 올 시즌 9번 LG를 만나 전승을 거뒀다. 직전 시즌의 전적까지 더한다면 2017년 9월 10일부터 LG전 상대 11연승이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선두 두산은 2위 SK 와이번스와의 격차도 9경기로 재차 벌렸다.

박건우는 LG만 만나면 펄펄 난다. 31일 LG전을 치르기 이전에도 이미 LG 상대 타율은 0.333을 기록 중이었다. 시즌 타율인 0.306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올 시즌 롯데(0.395), KIA(0.375), NC(0.327) 등을 상대로 두루 강세를 보인 박건우는 그간 LG와의 대결에선 OPS 또한 1.059를 기록하는 등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LG를 상대로 한 자신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팀이 필요할 때마다 적절히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냈다.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를 만들어낸 박건우는 2-1로 앞선 5회 2사 2루 상황에선 속 시원한 적시타를 뽑았다. 근소한 리드를 잡은 두산으로선 추가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볼넷을 골라낸 선두타자 정진호가 허경민의 희생 번트로 2루까지 밟았지만, 최주환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까닭이다. 후속 타자였던 박건우는 임찬규의 2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뽑았고, 선행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좋은 감각은 계속해 이어졌다. 5-2로 앞선 6회엔 흔들리는 상대 구원투수 배재준을 상대로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를 만들었고, 3루에 있던 허경민은 홈을 밟았다. 이날 두산의 승리를 확신하게 만든 쐐기점이었다. 8회엔 볼넷을 골라 만루 기회를 만들면서 마지막까지 LG를 긴장케 했다.

LG는 두산 상대 연패를 또 끊어내지 못했다. LG전을 두고 “그냥 오늘 한 경기일 뿐”이라며 시큰둥하게 이야기한 두산 김태형 감독과는 달리 LG는 간절했다. 경기 전 LG 류중일 감독 역시 “팬들께 죄송하다. 두산을 상대로 꼭 이기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9전패에 빠졌다.

반면 두산은 LG를 제물로 삼아 ‘화요일’ 징크스도 끊었다. 두산은 올 시즌 화요일에 유독 약했다. 31일 LG전을 치르기 전까지 화요일 승률이 0.438(7승9패)로 일주일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그러나 연승의 분위기를 앞세워 불운을 떨쳐냈다. 6월 19일 잠실 넥센전부터 이어온 화요일 5연패에서 마침내 탈출했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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