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20세이브 함덕주 “등번호 1번 잘 바꿨죠”

입력 2018-08-01 1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함덕주.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함덕주(23)는 요즘 뜨거운 축하 세례를 받고 있다. 소속팀이 워낙에 호성적을 내고 있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서 어엿한 20세이브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까닭이다.

내로라하는 ‘뒷문 지킴이’ 선배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다. 7월 29일 한화 이글스전서 시즌 20세이브를 달성한 함덕주는 한화 정우람(29세이브), LG 트윈스 정찬헌(21세이브)에 이어 31일 현재 이 부문 3위다. 마땅한 마무리 투수가 없었던 팀의 사정상 얼떨결에 두산의 승리를 수호하게 됐다. “똑같은 1이닝, 많으면 2이닝을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진 것이 20세이브까지 이어졌다.

2013년 두산 입단 이후 선발부터 불펜까지 여러 보직을 소화했지만, 마무리 투수는 올해 처음이다. 정우람을 본보기로 삼았다. 함덕주는 1일 잠실 LG전에 앞서 정우람을 두고 “정말 멋있다. 믿음이 가는 투수다. 닮고 싶은 선수”라며 감탄했다. 이어 “정우람 형의 경기를 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제구가 워낙 좋아 모든 공을 스트라이크로 던지지 않나. 그럴수록 타자들은 더 조급해 진다”며 “그걸 보면서 나도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공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안정적인 수비와 화끈한 공격력을 겸비한 두산 야수진을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르는 것 역시 큰 행운이다. 함덕주는 “좋은 수비 덕분에 평균자책점(2.61)도 많이 낮아졌다. 형들이 워낙 방망이를 잘 친다. 내가 못하더라도 형들이 뒤에서 막아주고, 견뎌줘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그 고마운 마음 때문에 더 잘 던질 수 있는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동시에 마운드 위의 여러 역할을 섭렵하면서 “어떤 자리를 맡겨줘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됐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을 함께 출발한 새 등번호 ‘1’과의 시너지도 좋다. “1번을 단 선수들은 모두 각 팀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다.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가 되려는 마음으로 한 번 욕심을 부렸다. 번호를 잘 바꾼 것 같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