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황찬성 “연기에 맛들였죠”

입력 2018-08-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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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 나는 좋은 놈이라는 말이 가장 듣기 좋다”는 황찬성. 무한 긍정의 에너지를 뽐내는 황찬성은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보이면서 배우로 확실한 자리를 구축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 ‘김비서가 왜 그럴까’ 마친 황찬성

철벽남에 자린고비 설정은 내 아이디어
이젠 연기 싱거우면 조미료 칠 줄도 알아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인기 요인으로 감초 역할을 맡은 조연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황보라(35)·황찬성(28)은 맛깔스러운 캐릭터 소화력으로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높였다. 이들을 차례로 스포츠동아가 만났다.

남성그룹 2PM 멤버인 연기자 황찬성은 12년 전, 연기를 처음 시작한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때로 시계를 돌리고 싶다고 했다. 지금이라면 더 “확실히 잘할 자신”이 있어서다.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데 더욱 자신감이 생기는 게 당연하지만 그만큼 아쉬운 마음도 크다.

“그냥 아쉬움 덩어리다. 촬영을 마치고 내 연기를 되돌아보며 더하고 덜어내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지난 시간을 그리워하는 건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하하!”

그래도 황찬성은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그는 연기를 요리에 비유하면서 “이제는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까하는 고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처음 연기를 할 때만해도 “젓가락질은 어떻게 해야 하고, 밥은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랐”지만 지금은 “연기가 싱거우면 조미료를 쳐가며” 연기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과거엔 밥을 먹으라고 상을 차려줬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몰랐다. 이제는 나름대로 맛깔스럽게 차려서 먹으려고 노력중이다. 감조차 오지 않았는데 말이다. 캐릭터 표현법 등 어떤 식으로 풀어 나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연기자 황찬성.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연기에 대한 열정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참여하면서 더욱 커졌다. 그는 드라마에서 능력 있고, 동료직원들 사이에서도 1등이지만 오로지 승진을 목표로 여성들의 접근을 불허하는 ‘철벽남’을 연기했다. 원작인 동명 웹툰에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캐릭터가 철벽남이 된 배경에 자린고비 설정을 넣은 것은 그의 아이디어다. 그만큼 이번 드라마에서 그의 참여도가 높았다.

드라마의 높은 화제성에 힘입어 자신의 인기도 달라졌음을 “충분히” 체감하고 있다. 2PM으로 활동하며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 정상에 올랐지만, 연기자로서 느끼는 인기는 새롭다. 그는 “여러 반응 가운데 ‘ㅋㅋㅋ’ 댓글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과한 화려함보다 평범한 게 좋다는 그는 주변 사람들이 건네는 칭찬 중에서도 “사람 냄새나는 좋은 놈”이 가장 듣기 좋다고 했다.

“내세울 건 없다. 단지 하고 싶으면 실행에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골프를 좋아하는데, 자외선차단제와 팔 토시를 한다. 햇빛이 뚫고 들어와 살이 탈까봐 걱정은 되지만, 하고 싶은 건 안 할 수 없으니까. 하하!”

SNS에 글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이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목소리를 낸다. 황찬성은 “머릿속에서 자기검열을 하고 간결하게 정리한 다음에 심호흡 한 번 하고 글을 쓴다. 많은 사람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맞다 아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저의 의견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제 생각과 다르게 전달될 때는 속상하기도 하지만, 이 직업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겪는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잘 하고 싶은 욕심만큼 안 됐을 때의 스트레스가 크지만,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한다. 제가 선택한 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싶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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