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결함 확인…해결은 미뤄둔 울산시

입력 2018-08-08 1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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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결국 숙제를 다음으로 미뤄뒀다.

울산시 시설관리공단은 8일 오전 울산문수구장을 찾았다. 하루 전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서 경기장의 치명적 구조 결함이 발견된 까닭이다. 외야 담장 양쪽 끝의 파울 폴이 부적절한 위치에 세워져 있었고, 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의 담장을 넘어간 타구가 파울로 기록되는 큰 손해를 봤다. KBO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공사 권고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날 타구는 페어지역펜스를 넘어 간 뒤 폴 왼쪽에 떨어졌다. 공식야구규칙은 페어지역의 펜스를 넘어가면 홈런으로 인정된다. 홈런이 파울로 정정된 비디오판독에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경기장 실사 후 울산시가 내놓은 답변은 신통치 않다. 당장 파울 폴을 정 위치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다음 시즌 개막 전까지는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체육진흥계장은 “파울 폴 위치 문제에 대해 확인했다. 문수구장의 시설 사용 일정과 폴 재 설치에 걸리는 공사기간을 고려했을 때 바로 공사에 들어가기는 어렵다”며 “개선방안을 마련해 내년 시즌 경기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런을 빼앗긴 롯데도, 이를 지켜본 LG 트윈스도 잘못 건설된 야구장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8일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조원우 감독은 “만약 파울 폴이 앞에 있었다면 홈런이었을 것”이라며 시설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삼성 지도자 시절 울산 구장의 파울 폴이 담장과 떨어져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부터 담장과 붙여놓지 왜 저렇게 해 놓았을까”라며 아쉬워했다.

문제는 울산에서 치러야 하는 잔여 경기들이다. 롯데는 8일 LG전을 포함해 9월 6~7일 SK 와이번스와의 울산 홈경기도 남겨뒀다. 시설 정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손해는 단지 ‘집주인’ 롯데에게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울산에서 같은 조건 아래 경기를 치러야 하는 원정팀에게도 홈런을 도둑맞은 롯데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울산시의 미숙한 대처를 감내해야하는 것은 결국 각 구단과 팬들이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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