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사진제공|kt wiz
KT는 15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난타전 속에 9-13으로 패했다. 분패에도 강백호의 홈런이라는 의미 있는 열매를 얻었다. 강백호는 팀이 0-8로 뒤진 2회 2사 1·2루에서 NC 선발 구창모의 초구 슬라이더(129㎞)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한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전날(14일)에 이어 2연속경기 홈런이자 올 시즌 20호 대포였다. 잠자던 팀 타선을 깨운 막내의 한 방이었다.
이날 홈런으로 강백호는 1994년 김재현(LG 트윈스), 2001년 김태균(한화 이글스)에 이어 고졸 신인 역대 세 번째로 2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20홈런으로 데뷔 시즌을 마감한 김태균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21개 홈런을 때린 김재현의 기록까지는 한 개만 남았다.
대졸 신인까지 범위를 넓혀도 역대 7번째 기록이다. 1991년 김기태(쌍방울 레이더스·27홈런), 1993년 양준혁(삼성·23홈런), 1996년 박재홍(현대 유니콘스·30홈런), 1998년 김동주(OB 베어스·24홈런)가 그 주인공이었다.
앞선 전설들에 비해 시점이 빠르기 때문에 대기록 달성은 유력하다. 김재현은 1994년 당시 117차전이었던 9월 7일 잠실 해태 타이거즈전에서 20홈런, 123차전이었던 9월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1홈런을 때려냈다. 강백호는 이보다 빠른 112차전에서 20홈런에 올라섰다.
강백호가 남은 32경기에서 2홈런을 추가한다면 김재현을 넘어 KBO리그 고졸 신인 최다 홈런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슬럼프를 딛고 선 기록이라 더욱 의미 있다. 전반기 83경기에서 타율 0.296, 16홈런을 기록했던 강백호는 후반기 첫 17경기에서 타율 0.190, 2홈런에 그쳤다. 힘이 너무 들어가며 상체가 흔들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타격감을 회복했고 대기록에 훌쩍 다가섰다. 물론 본인은 만족을 모른다. 15일 경기 전 만난 그는 “여전히 100%까지 한참 남았다”며 아쉬워했다. 강백호의 화려한 데뷔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