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논란 실력으로 깨부순 ‘킹’ 황의조

입력 2018-08-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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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황의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황의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또 한 번 해냈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사실상 황의조가 지배한 경기였다. 전반 5분 선제골, 전반 35분 추가골로 한국의 2-1 리드를 이끈 그는 팀이 2-3으로 역전 당한 후반 30분 손흥민(26·토트넘)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개인 두 번째 해트트릭이었다. 한국축구 역사상 AG 한 대회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황의조가 처음이다.

여기에 연장 후반 12분에는 절묘한 볼 터치에 이은 공격을 시도해 문전에서 상대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황의조가 얻어낸 페널티킥은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성공시켰고 한국은 힘겹게 승리를 가져갔다. 한국이 기록한 4골이 모두 황의조의 발에서 비롯됐다.

황의조는 김학범(58) 감독의 부름을 받아 와일드카드로 팀에 합류할 때만해도 ‘인맥선발’이라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김 감독과 황의조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성남FC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김 감독은 “오로지 실력만 보고 뽑았다”고 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결과로 보여주는 것뿐이었다.

황의조는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한국의 결정적인 득점을 독점하면서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두 차례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무려 8골을 기록 중이다. 현 페이스라면 황선홍(50) 전 FC서울 감독이 1994년 히로시마AG에서 기록한 단일 대회 최다골(11골) 기록까지도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여론은 완전히 돌아섰다. 축구팬들은 단숨에 ‘갓의조’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황의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골 넣은 것도 기분 좋지만, 선수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이긴 것이라 더 기쁘다. 동료들의 도움이 없다면 나는 골 넣을 수 없는 공격수다”며 “감독님이 준비한대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모두가 하나 되어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활약을 동료들의 공으로 돌렸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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