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야구 韓日전 키워드는 ‘포크볼’

입력 2018-08-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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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이용찬.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이용찬.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투수 중 이용찬(두산 베어스)은 가장 뛰어난 포크볼을 던진다. 145㎞~150㎞ 빠른 강속구에 낙차 큰 포크볼로 올 시즌 선발투수로 완벽하게 되돌아왔다. 이용찬은 28일 홍콩과의 조별리그 3차전 등판 후 “AG 공인구가 포크볼을 던지는데 있어 굉장히 좋은 감각을 느끼게 한다. 패스트볼은 약간 날린다는 느낌이다”며 “직구는 좀 더 눌러서 던져야 제대로 된 제구가 된다. 반대로 포크볼 등 변화구는 상당히 회전력도 좋고 잘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포크볼은 세계 야구에서 일본 야구를 상징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일본이 자랑하는 명투수 노모 히데오는 포크볼로 메이저리그를 깜작 놀라게 했다.

일본에서 포크볼을 던지지 못하는 투수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국내에서는 부상 위험이 높다는 꼬리표가 따르는 구종이기도 하다. 송진우 한화 이글스 코치는 현역 은퇴 후 ‘왜 일본 투수들은 포크볼을 오래도록 던지면서 팔꿈치 부상을 많이 당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연수를 받았다. 송 코치는 “일본 투수 중에서 포크볼을 검지와 중지가 아니라 중지와 약지에 끼고 던지는 선수도 봤다. 팔꿈치에 무리가 덜 가면서 낙차가 더 커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반복적인 훈련을 하지 않으면 던지기 어려운 그립이다”고 말했다.

AG 야구 대표팀은 30일 오후 2시(한국시간) 자카르타 GBK구장에서 절대 질 수 없는 한·일전(슈퍼라운드 1차전)을 치른다. 패하는 순간 사실상 결승 진출은 어려워진다. 이미 B조 예선에서 대만에 패해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일본을 상대로 2점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용찬의 느낌처럼 AG 공인구는 포크볼에 유리한 공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번 대회 공인구는 브렛(BRETT)사의 BR-100으로 일본 대표팀은 이 공을 공수해 평가전을 치른 후 자카르타에 입성했다.

일본투수들은 뛰어난 포크볼을 갖고 있다. 일본 투수들의 투구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역시 공에 대한 커맨드가 뛰어나고 포크볼 등 변화구가 좋더라. 일본 사람들은 자랑을 잘 하지 않는데 인사를 나눈 자리에서 일본 대표팀 관계자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우리 투수들이 굉장히 뛰어나다’라는 말을 먼저 해서 놀랐다”고 밝혔다. “일본 사람들에게서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만큼 자신감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일본 투수 중 선발 우완 사타케 가쓰토시는 조별예선에 등판하지 않고 한국전을 준비해왔다.

만 35세로 도요타자동차 에이스다. 사타케는 일본 AG 대표팀 명단 발표 직후부터 한국 전력분석 팀이 주목한 선수다. 키가 170㎝가 되지 않는, 운동선수 특히 투수로는 매우 작아 프로에 가지 못했지만 날카로운 포크볼과 절묘한 컨트롤을 갖고 있는 투수다. 포심 패스트볼도 140㎞ 중반을 던진다. 사타케와 비슷한 체구와 유형의 투수는 KBO리그에 없다. 한국 타자들은 리그와 다른 스트라이크존을 놓고 위협적인 포크볼과 싸워야 한다. 낮고 정확하게 제구 되는 포심 패스트볼, 그리고 넓고 긴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는 포크볼의 유혹을 이겨내야 초반 활발한 공격에 성공할 수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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