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차별로 투쟁하던 인도 선수, 銀으로 눈물 닦다

입력 2018-08-30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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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티 찬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두티 찬드(22·인도)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여자 100m와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 차별 논란’을 딛고 따낸 메달이다.

찬드는 2013년 자국 육상대회 여자 100m 우승 후 성별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 논란이 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일정 수치를 넘으면 여자라고 볼 수 없다”고 그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시켰다. 격분한 찬드는 2015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출전정지 처분 유예’ 결정을 이끌어냈다.

IAAF는 찬드처럼 남성호르몬이 높은 여성의 출전 규제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학술지 스포츠 의학 브리티시 저널에 ‘남성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여자 선수의 경기력은 1.8~4.5% 향상된다’는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이 연구를 주도한 것이 IAAF 소속 관계자였다. 결국 IAAF는 지난 4월,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남성호르몬이 높은 여성들의 400m, 400m 허들, 800m, 1500m 등 중거리 종목 참여를 막았다.

찬드는 이번 AG 여자 100m와 2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그는 30일(한국시간) ‘인디아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산모는 아이를 품에 안는 순간 그 전의 고통을 모두 잊는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은메달을 거는 순간 그간 겪은 아픔이 지워졌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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