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후·재균, 소집 5일 전에 바뀐 이름 없었으면 어쩔 뻔…

입력 2018-08-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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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황재균.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야구대표팀에 승선하라는 통보를 받은 건 지난 13일. 대표팀 소집 첫날인 18일까지 불과 닷새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시즌 중이었기 때문에 당장 경기에 투입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AG 대표팀에 선발돼 있던 다른 선수들과는 준비과정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약 2주간 리그가 중단되는 시점이었다.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은 대부분 선수들은 1군 경기가 없는 2주 동안을 감안해 이미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13일 AG 대표팀에 추가 승선한 외야수 이정후(넥센 히어로즈)와 내야수 황재균(KT 위즈), 투수 최원태(넥센), 장필준(삼성 라이온즈)이 주인공이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합류한 이들은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고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황재균은 4년 전인 2014인천AG의 스타였다. 뉴델리AG 테니스 금메달리스트인 어머니 설민경씨에 이어 모자(母子) AG 금메달로 주목을 받았다. 병역특례혜택을 받아 메이저리그에도 도전했다. 이번 AG에서는 대표팀 발탁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지만 최정(SK 와이번스)의 부상으로 갑자기 합류하게 됐다. 황재균은 어머니도 따지 못한 두 번째 AG금메달에 도전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30일 일본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선 4회, 3-0으로 앞서가는 결정적 1점 홈런을 때렸고 앞선 조별리그에서도 침체에 빠진 동료들 틈 속에서 분전했다. 수비에서도 황재균은 대체불가다. 멀티플레이어가 부족한 상황에서 프로데뷔 초 뛰었던 유격수는 물론 2루수로도 출전하고 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이정후는 이번 AG를 통해 확실한 대표팀 리드오프로 자리 잡았다. 선동열 감독은 당초 김현수(LG 트윈스)와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김재환(두산 베어스)까지 대표팀 외야진에 좌타자가 많아 오른손 외야수를 원했다. 그러나 이정후의 타격감이 워낙 좋고 빼어난 활약을 이어가자 부상으로 빠진 박건우(두산) 대신 좌타자 이정후를 택했다. 국내 소집 훈련 때 이정후의 타격을 지켜본 선 감독은 조별리그 시작을 앞두고 1번 타자로 낙점했다.

이용규, 정근우(이상 한화 이글스) 이후 새로운 국가대표 리드오프가 필요했던 대표팀에서 이정후는 매 경기 뛰어난 출루와 타격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전에서도 5타수 2안타로 제 몫을 다했다. 좌완 차우찬(LG) 대신 합류한 우완 최원태(넥센)도 일본전에서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기 전까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졌다. 대회를 세심하게 준비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이들이지만 3회 연속 AG 야구 금메달을 향한 든든한 존재가 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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