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AG야구 韓日전…벼랑 끝 탈출

입력 2018-08-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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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박병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 야구대표팀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슈퍼라운드 1차전 일본전에서 타선의 부활에 힘입어 5-1로 승리했다.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오른 한국은 30일 자카르타 GBK야구장에서 A조 1위 일본을 만났다.

이날 일본에 패배할 경우 사실상 결승행이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AG 대표팀의 성적이 KBO리그 흥행 및 한국야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승리가 절실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경기에 앞서 “당연히 우리 대표팀 전력이 일본보다 훨씬 강하다. 그러나 일본 실업선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하다”며 “야구가 그만큼 예측이 어렵다. 일본 투수들에게 끌려가면 안 된다.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야구가 AG에서 맞붙은 건 2006년 12월 2일 도하AG 이후 처음이었다. ‘도하 참사’로 기억되는 당시 대회에서 한국은 1차전에서 대만에 2-4로 패한 뒤 2차전에서 일본에 7-10으로 무릎을 꿇으며 ‘카운터펀치’를 맞았다. 결국 동메달에 그치며 씻을 수 없는 한국 야구의 흑역사를 만들었다.

이번 AG에서도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1-2로 패해 이미 한번 망신을 당한 한국으로선 일본전 승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슈퍼라운드를 치러야 하기에 결승에 오르기 위해선 일본전 2점차 이상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한국은 먼저 실점위기를 맞았다. 2회말 2사 2루에서 마츠모토 모모타로가 선발 최원태(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1루쪽으로 강한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1루수 박병호(넥센)가 몸을 날려 잡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최원태에게 송구, 이닝을 마무리했다. 매우 까다로운 타구로 선제점을 내줄 위기였지만 박병호의 호수비가 빛났다.

위기에서 벗어난 한국은 3회초 솔로홈런 2방으로 2점을 먼저 뽑았다. 1사 후 김하성(넥센)이 왼쪽 펜스를 넘겼고, 2사 후 타석에 선 4번 박병호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비거리 125m 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대한민국 4번타자’ 박병호는 5회와 6회에도 안타를 추가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황재균(KT 위즈)도 4회 2사 1점 홈런으로 힘을 보탰고 5회 박병호, 안치홍(KIA 타이거즈),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연속 안타가 이어지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최원태가 팔꿈치 통증으로 2이닝만 던졌지만, 이용찬(두산), 최충연(삼성 라이온즈)로 이어지는 우완 강속구 투수들이 투입돼 8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다. 8회말 1사 1·3루 위기는 좌완 함덕주(두산)가 틀어막았다.

박병호는 “이전 경기에서 후회와 반성이 많이 남았다. 일본전을 앞두고 미팅 때 후회 없이 하자고 했다. 다같이 한마음으로 뭉쳐 좋은 결과를 냈다”며 “금메달을 반드시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31일 열리는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승리하면 9월 1일 펼쳐지는 결승에 오를 수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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