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최무성 “또래 아들, ‘살아남은 아이’ 상황 이해돼”

입력 2018-09-01 1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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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최무성 “또래 아들, ‘살아남은 아이’ 상황 이해돼”

배우 최무성이 영화 ‘살아남은 아이’로 돌아왔다. 그동안 진한 부성애를 자극하는 연기로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가,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 이번 영화의 빛을 발했다. 더욱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좋은 영화가 나올 거라고 생각은 했어요. 인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좋은 것과 재밌는 내용은 다른데,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고 하시더라고요. 생각보다 감정의 폭이 컸어요. 처음에는 잔잔한 느낌에 구성적 변화였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대하드라마 같아졌죠. 그런 부분들이 잘 전달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영화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표현했어야 했기에 그런 감정연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했을 감정을 연기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비슷한 연령대 중3 아들이 있어요. 그래서 상황이나 이런 게 잘 이해가 됐죠. 그 고통에 대해 느끼는 건 어렵지만, 머리로는 이해를 잘 했어요.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어서요.”

“우리 아들이 팔삭둥이어서 일찍 태어났어요. 죽을 고비도 넘겼죠. 이 이야기는 한 번도 안 했었어요. 그래서 사실은 간접적으로 그 고통을 알고 있었죠. (아이가) 일찍 나와서 미숙아에 저체중이었다. 발달이 좀 힘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다행히 그렇지 않다고 했지만, 그걸 기다리는 시간은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알았죠.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감정이었으니까요. 조금의 경험은 있었던 거죠.”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던 최무성. 그는 이번 ‘살아남은 아이’에서 자식이 죽은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큰 감정폭으로 그 감정을 표현하진 않았다. 그런 연기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원래 그런 연기 톤을 좋아해요. 우리나라 관객들은 뜨겁다고 해야 하나. 근데 저는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게 오히려 큰 감정을 표현하기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이 영화는 마침 그런 연기가 맞는 영화였고요. 감독님도 그냥 내비 두셨던 것 같아요. 어차피 미숙(김여진 분)은 표현을 많이 하고, 저는 아빠로서의 감정으로서 누르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표현하는 게 무리가 없다고 감독님도 생각하신 것 같고요.”

감정연기가 주가 되는 이번 영화에서, 감정연기를 이어가다 보면 배우로서 지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 때문에 느낀 가장 힘든 부분을 묻자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예를 들면 (연기에) 의심이 들거나, 답답함이 있으면 전체를 보면서 나 스스로를 납득시키려고 할 수도 있어요. 근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납득됐고요. 현장 분위기도 좋았어요. 저예산 영화인데도 여건이 좋았지만, 정신적으로 편했죠. 감독님과 서로 신뢰하는 가운데 기다리고 보여주고 했어요.”

이번 영화는 용서, 애도 등 다양한 주제들로 보일 수 있었다. 관객들마다 보는 시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터. 최무성은 ‘살아남은 아이’를 관통하는 주제를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애도라는 부분은 신 감독님이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아무래도 감독님의 입장은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까지 포함하잖아요. 근데 연기자는 (영화 속) 현실을 사는 거예요.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면 연기가 이상해지더라고요. 촬영 이후에 감독님에게 듣고 새롭게 느끼는 것들이 많았죠. 저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어요. 그 이상 넘어가면 자칫하면 연기가 과해질 수도 있거든요. 더 가버리게 되면 좀 아닌 것 같고요. 어려울수록 단순하게, 고통을 이기려고 하는 모습이 어떤 모습일까를 감독님과 의기투합이 됐던 것 같아요. 사실은 (의미에 대해서는 )안 물어봐서 잘 모르겠어요(웃음).”

‘살아남은 아이’가 시사회 이후 호평 받고 있는 가운데, 최무성이 이번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소위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 메시지가 강한 영화가 난해하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근데 저희 영화를 보시고 나면 좋은 메시지이지만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볼거리 위주를 떠나서 할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재미가 있는 영화, 메시지를 통해 즐거울 수 있는 다른 즐거움이 있는 영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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