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창원 찾은’ 북한 선수단은 어떻게 지낼까?

입력 2018-09-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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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북한 선수단. 사진제공|창원세계사격선수권 조직위원회

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북한 선수단. 사진제공|창원세계사격선수권 조직위원회

제52회 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90여개국, 4400여명의 선수단(이하 임원 포함)이 참가해 실력을 겨루고 있다. 국제사격연맹(ISSF) 주관의 4년 주기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국내에서 열린 것은 1978년 서울대회(제42회) 이후 40년 만이다.

대회 개최국인 우리가 225명을 출전시킨 가운데 러시아(194명)~독일~중국(이상 177명)~인도(167명)~미국(165명)~우크라이나(111명) 등 7개국이 100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을 파견했다.

북한은 소규모 선수단(22명)이 방한했다. 선수 12명·임원 10명으로 구성된 북한 선수단은 공식 입국일인 지난달 31일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중국 베이징을 거쳐 입국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창원 일원에 29개 호텔(객실 2110개)을 마련했으나 북한은 창원에서 다소 떨어진 진해에 위치한 이순신리더십국제센터에 머물고 있다. 올해 4월 개관한 5층 규모의 건물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북한 사격대표팀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4인천아시안게임(AG) 이후 4년 만이다.

북한 서길산 사격단장. 스포츠동아DB

북한 서길산 사격단장. 스포츠동아DB


1982뉴델리AG 사격 7관왕 서길산(64) 단장과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50m 권총 동메달리스트 김성국(32)이 중심이 된 북한 선수단의 숙소 생활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기장 내에서도 조용한 행보다. 교류도, 대화도 거의 없다. 웃음도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 끝난 자카르타-팔렘방AG에서 북한 선수단이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국적이 다른 선수들과 어울려 자연스럽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기타 국가 선수단과도 큰 차이가 있다.

당연히 경호도 삼엄하다.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정부 기관이 관리하는 만큼 상당수 경호 인력이 따라붙는다. 심지어 흡연부스와 화장실까지 따라다니며 그림자처럼 보호한다. 휴게 부스 역시 따로 마련돼 일체의 접촉이 불가능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장비 정리가 끝나자마자 최대한 빨리 사격장을 빠져나간다.

그래도 분위기는 조금씩 밝아진 듯 하다. 입국 당일부터 북한 선수들은 경기 현장을 찾아오는 응원단에게 수줍게 손을 흔들고 눈빛을 교환하며 살며시 미소를 짓는 장면을 연출했다. 입을 꾹 다문 채 움직이는 패턴은 변화가 없어도 딱딱한 표정은 서서히 풀리고 있다.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다. 2010년 독일 뮌헨, 2014년 스페인 그라나다 대회에서 금1·은2·동2개를 획득한 북한은 창원에서도 두드러진 결과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결선 진출 대상을 가리는 본선 통과가 현실적인 목표일만큼 실력은 그리 우수하지 않다. 사격 관계자는 4일, “성적 걱정이 전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조직위를 통한 공식인터뷰 요청, 경기 후 믹스트 존 인터뷰를 피할 때마다 북한 관계자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를 댔다.

창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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