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AG 부진 손아섭의 자책, “변명 않겠다. 이제 몸 바칠 것”

입력 2018-09-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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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유독 부진했다. “아직도 야구가 어렵다”는 그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롯데의 가을야구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이제는 태극마크가 어색하지 않은 손아섭(30·롯데 자이언츠)이지만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만족할 수 없었다. 손아섭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매 경기 혈전을 펼쳐야 하는 입장이다. 슬럼프에 빠져있지만 오히려 자신을 더욱 채찍질 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순간이다.


● 손아섭에게 야구는 여전히 어렵다(?)

손아섭은 AG에서 극도의 슬럼프를 겪었다. 6경기에 모두 출장했지만 19타수 3안타, 타율 0.158로 침묵했다.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5경기에서는 1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손아섭의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간 태극마크만 달면 펄펄 날았던 손아섭이기에 더욱 의아했던 부진이다. 손아섭은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시작으로 2014인천AG, 2015 WBSC 프리미어 12, 2017WBC까지 개근했다. 17경기에서 타율 0.364, 8타점, 9득점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러한 흐름을 이번 AG에서는 이어가지 못했다.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만난 손아섭의 표정은 편치 않았다. 그는 “AG 때부터 타격 슬럼프가 찾아왔다. 매년 한두 번 겪는 일이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귀국 후 타격 훈련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 생각처럼 안 돼서 걱정이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공을 불러들여서 타격해야 하는데, 쫓아다닌다는 것이 스스로 내린 부진 이유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마지막 위기다. AG 때부터 ‘곧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고비만 넘기면 남은 경기에서 팀의 가을야구에 보탬이 될 것이다. 슬럼프를 짧게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항간에서는 옆구리 부상을 염려한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검진 결과 희미하게 부상이 보인다고 들었다. 심각하지 않다고는 하는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정작 손아섭은 옆구리 부상이 기술보다 멘탈에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통증은 없다. 스윙하는 데 영향도 안 받는다. 다만 몇 번 다쳤던 부위라 불안하다. 타석에서 위축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다시 깨달은 1승의 소중함

AG에서 찾아온 슬럼프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쉬움만 남은 대회는 아니다. 손아섭에게 이번 AG는 ‘1승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뼈에 새긴 계기가 됐다.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 하는 대회다. 부담감이 컸던 만큼 우승했을 때 기분도 좋았다. 다만 야구라는 스포츠가 어렵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1승이 참 힘들더라.”

이 깨달음은 롯데로 돌아온 지금도 여전하다. 롯데는 5일 경기 전까지 51승58패2무, 승률 0.468로 8위에 처져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LG와 격차는 단 1.5경기. 30경기 이상 남은 상황에서 포기라는 단어를 생각할 리 없는 상황이다. 어느덧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손아섭이 스파이크 끈을 더욱 동여맬 수밖에 없다. 그는 “매 경기를 단기전인 것처럼 준비하고 싶다.

롯데의 가을야구를 위해 내 몸을 바칠 일만 남았다”고 다짐했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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