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최주환은 연습과 실전의 구분 없이 ‘어퍼 스윙’만을 고집한다. 선택과 집중의 효과로 타구의 질이 대폭 향상되면서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 달성과 함께 30홈런까지 내다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프로 생활 13년차. 마침내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오랜 시간 품어온 최주환의 열망을 방망이가 대변해 준다. 1일까지 한 시즌 개인 최고 타율(0.331)과 함께 최다 26홈런·107타점을 기록했다. 9월에만 7홈런을 폭발한 그는 생애 첫 30홈런까지 바라보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 통했다. 머릿속에서 레벨 스윙을 아예 지워버렸다. 연습 과정은 물론 경기 전 토스 배팅, T 배팅을 하면서도 어퍼스윙 만을 고집했다. 178㎝의 작은 체구에 올 시즌 이전까지만 해도 홈런 타자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고토 고지 코치는 최주환의 판단을 존중했다.
“요즘엔 방망이에 맞을 때 거의 홈런을 직감한다”고 했다. 타구의 질이 몰라보게 개선된 까닭이다. 스스로도 “담장을 살짝 넘기는 타구보다 정말 잘 맞아서 넘어가는 것이 많다”고 평가한다. 충분한 출장 기회에 따른 자신감도 기폭제가 됐다. 그는 “올해와 비교하면 이전에는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지 못했다. 2S에 몰리는 상황에서는 가져다 맞추는 스윙을 했다”고 돌아봤다.
홈런으로 극적인 순간을 숱하게 연출해왔다. 데뷔 첫 홈런(2012년), 포스트시즌 첫 홈런(2017년) 모두 팀 승리와 발맞춘 그랜드슬램이었다. 다음 무대는 한국시리즈다. 최주환은 “욕심 부리면 안 되지만, 중요할 때 홈런이 나오면 팀도 나도 좋다”며 웃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