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황교익 오늘도 생떼…‘골목식당’에 ‘짜고 친 고스톱’식 발언

입력 2018-10-05 1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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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오늘도 생떼…‘골목식당’에 ‘짜고 친 고스톱’식 발언

소신이라고 해야 할지, ‘아집’이라고 해야 할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에 관한 이야기다.

황교익은 5일 방송된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 대전 청년구단 편 중 ‘막걸리 테스트’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재차 지적했다.

이날 김어준은 “요즘 욕을 많이 드신다더라. 기쁜 소식이다”라고 운을 뗐고, 황교익은 “장수할 것 같다”고 응수했다.

김어준은 “기사를 봤다. ‘황교익이 나쁘다’는 내용도 있더라. 어찌나 기쁜지 모른다”며 “시작은 잘 모르겠는데, 작가들한테 들으니 ‘골목식당’에서 막걸리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 이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시작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황교익은 “(사실) ‘골목식당’ 방송을 보지 않았다. 그런데 주류문화 칼럼니스트가 이 방송에 대해 쓴 기사를 보니 묘사를 구체적으로 해놨더라. 2종은 막걸리 가게 막걸리고 막걸리 10종을 더 가져와 주인에게 어느 지역 것인지 맞춰보라는 것이다. 이 테스트는 인간의 미각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가 있다면 할 수 없는 거다. 시중 막걸리가 몇 종인지 정확한 자료가 없다. 800종 되고 그중 100종이 유명하고 그 중 10종을 가져와 어디 것인지 알아내라고 하다니”라고 말했다.

이어 “백종원은 맞혔다. 자기가 선별해 왔기 때문이다. 선별해 오는 과정에서 맛을 봤을 거다. 모든 사람의 입은 다 그냥 그렇다. 막걸리는 제조하고 난 다음에도 맛이 변한다. 보관에 따라 맛이 왔다 갔다 한다. 이건 인간이 할 수 없는, 능력 밖의 일을 막걸리 가게 주인한테 내놓고 굴욕 당하는 것으로 설정된 거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다시 봤는데, 내가 기사로 본 것보다 더 하더라. 예능이니까 재미? 기본적으로 ‘음식 방송’이다. 음식과 관련돼 인간이 어떤 상태인지를 기본 전제로 하고 해야 한다. 우리나라 방송의 문제점이 일반인 출연자들을 면박주는 게 많다. ‘골목식당’ 주인 입장에서는 장사도 안 되니까 목을 메는 거다. ‘골목식당’ 나오면 대박치지 않냐”고 말했다.

황교익의 이런 주장에 김어준은 “백종원과 사이 안 좋냐”고 물었다. 황교익은 “그렇지 않다. 백종원은 외식사업가로 잘 하는 분이고 난 나의 일이 있다. 그런 설정 자체를 문제 삼는 건 백종원과 관련 없다. 방송은 제작진이 결정하는거다”고 답했다.

황교익은 “재미로 했는데 너무 심각하게 보신 것 아니냐”는 김어준의 말에 “예능이라 하더라도 출연자에 대한 인간적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방송된 ‘골목식당’에서는 청년구단 가게들의 솔루션 진행 과정이 그려졌다. 그중에서도 제작진이 준비한 전국 12개 지역 막걸리(청년구단 막걸리 가게 포함)를 맞히는 테스트가 진행됐다. 백종원과 막걸리 가게 사장이 막걸리 마셔보고 어느 지역인지 맞혀 보는 일종의 게임 형식이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각 지역의 맛 특색과 느낌을 공유했다. 그리고 여기서 막걸리 가게 사장은 청년구단 대표다. ‘골목식당’ 솔루션을 신청한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지자체의 도움으로 운영되던 청년구단 식당들이 어려움에 처했고, 자신의 가게도 경영난을 겪어 솔루션을 희망한 것이다. 청년구단 편 가게들은 ‘백종원의 푸드트럭’ 방송 당시부터 제작진 등에 연락을 해왔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황교익은 방송 내용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일 페이스북 계정에 ‘골목식당’ 대전 청년구단 편 중 ‘막걸리 테스트’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적었다. 그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 나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다.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다.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 이 막걸리들을 챙겨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지 않나”라고 썼다.

그러면서 ‘사족’이라며 “막걸리 맛을 잘 안다고 잘 팔리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구의 대박 떡볶이 가게 할머니는 떡볶이를 싫어하셔서 맛도 안 보신다는 거, 다들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이때까지만 해도 황교익은 자신의 말처럼 방송(지난달 12일 방송분)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칼럼니스트의 글만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자신이 적은 글이 외부로 퍼져 나갈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페이스북은 개인적인 공간인 동시에 대외적으로 자기 생각을 표출하는 하나의 창구다. 특히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람의 말이라면 그 파급력은 당연히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적용될 수 밖에 없다. 결국 그의 글은 온라인에서 논쟁의 대상이 됐다. ’방송을 보긴 한 거냐’는 일부 누리꾼의 질타에도 황교익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내가 전국에서 12종의 막걸리를 선별해 가져오겠다. 이를 맛보고 브랜드를 모두 맞힐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라. 내기를 걸어도 된다”면서도 “방송은 보지 않았다. ‘이 기사’(한 칼럼니스트의 글)를 봤다. 기사에 방송 내용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나온다. 그리고 다시 보기를 해서 방송 봤다. 방송 보니 더 가관이었다”고 응수했다.

반면 ‘골목식당’ 제작진은 방송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골목식당’ 한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대전 청년구단 편 막걸리 테스트는 촬영과 방송 과정에 있어서 문제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테스트 목적이 막걸리 맛을 정확하게 맞히는 게 아니라 여러 지역의 막걸리 맛을 비교해보자는 취지다. 그 자리에서 맛을 보고 느끼는 점을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였다. 그래서 방송에서도 맛을 맞히는 것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장사하는 방법, 기존 음식 맛에서의 변화, 개선점을 이야기하자는 취지다. 함께하는 솔루션이다. 문제를 맞히는 과정을 다루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물맛’ 논쟁에 대해서는 “그것 역시 ‘물맛’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보다는 누룩을 연구한 사장님에게 다른 방법을 권하는 하나의 방향이다. 맛의 변화는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물인데, 이를 제안해본 것인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제작진의 입장이 나왔음에도 황교익은 논쟁을 이어갔다. 그는 “골목상권 살리자는 취지 이해 못 하는 사람 없다. 음식장사 아무렇게나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 문제삼을 사람 없다. 이를 예능으로 다루어 흥미롭게 전달하자는 것 좋은 일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상식적인 상황을 연출하면 안 된다. 그 비상식적인 상황 연출이 출연자의 권위나 굴욕을 위한 것이면 더더욱 안 된다. 12종의 막걸리를 아무 정보 없이 맛만 보고 브랜드를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을 지적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상식적으로 살자”고 적었다.

‘인간 밖의 능력’이라고 일갈하는 황교익. 이에 누리꾼들은 과거 MBC ‘능력자들’ 막걸리 덕후 편을 꼽았다. 같은 예능프로그램이고 황교익의 주장처럼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 그런데도 ‘막걸리 덕후’는 10개의 제품을 모두 맞혔다. 일부 제품은 시음도 하지 않은 채 시향으로만 제품을 알아냈다. 심지어 ‘막걸리 덕후’는 막걸리와 무관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다만 막걸리가 좋아 막걸리 관련 동호회를 열러 블라인드 테스트 등을 일반인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 모습은 그의 블로그를 통해 확인된 사실.

하지만 황교익은 이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누리꾼의 지적에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신의 영역이라고 한 것에 대한 자기 주장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 매체가 온라인에서 제기된 그의 과거 발언을 보도하자, 전체 언론 종사자를 ‘쓰레기’로 매도하기 시작했다. 황교익은 ‘기자는 악플러’라고 주장했다.

또 황교익은 “나는 음식 전문 작가다. 내 글과 말은 실명으로 공개된 상태에서 대중에게 전달된다. 방송과 신문, 잡지, 포털 등이 내 공개 무대다. 내 말과 글은 따라서 내 전문 영역의 다른 작가와 연구자 등에게도 직접 전달된다.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내 말과 글은 해당 전문 인력에 의해 수없이 검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내 말과 글에 오류가 있으면 즉시 견제가 들어오게 되는데, 전문 작가들이면 나와 사정이 똑같다. 이 공개 지식시장에서 전문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말과 글에 오류가 없게끔 공부하고 관찰하고 사색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근래에 익명의 악플러가 나와 관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 내 말과 글이 오류투성이라는 것이다. 내용을 보니 중졸 정도 지적 수준에 있는 자가 인터넷 여기저기 떠도는 정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이를 내버려뒀다. 토론할 가치도 없는 내용인데다 이름도 얼굴도 직업도 모르는 자와 전문 지식을 두고 토론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일부 언론이 이 익명의 악플러가 올린 가짜 정보를 마치 신뢰할 만한 것인 양 다루고 있다. 가짜 정보를 공식화하여 내 신뢰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고 실망하고 있다. 실명의 전문 작가가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한 말과 글에 대해 익명의 악플러가 던진 가짜 정보를 근거로 하여 의심과 불신의 기사를 쓴다는 것이 어찌 가능하다는 말인가. 공개된 지식시장에 ‘똥물’을 끼얹는 짓”이라고 적었다.

황교익은 대다수 누리꾼과 언론 종사자들을 ‘중졸 수준’, ‘초딩’ 등으로 표현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 등이 반발하자, 사과 대신 이상한 해명만 늘어놨다. 비평하는 과정의 순서가 잘못된 것은 사과하지 않고, 블라인드 테스트 과정만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황교익. 설령 그의 말이 맞더라도 비평가의 태도는 분명 아니다. 음식 프로그램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패널로 적어도 먼저 방송을 보고 평가를 해도 늦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는 당당하다. ‘가관’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말이다.

여기에 ‘백종원이 미리 다 알고 있었다’는 식의 발언은 위험하다. 방송에서 백종원이 막걸리를 준비한 것이 아니다. 제작진이 준비한 것이고 백종원이 알고 있었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마치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식의 황교익 발상은 문제를 크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한, 토론 내용을 봐야지 토론 태도를 보지 말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골목식당’ 제작진에게 방송 제작 태도를 나무란다. 이상하다. 황교익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 의사 전달도 명확해야 잘 전달되는 법이다. 태도가 모호한데 그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억지 주장을 펼쳐서는 안 된다. 신의 영역이라며 막걸리를 구분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몰아갔지만, 구별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그 과정이 문제라면 청년구단 편 방송을 첫회부터 모두 본뒤 해도 늦지 않는다. 단편적인 한 부분을 확대 해석해 말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 그것도 방송을 보지 않고서 말이다.

지금의 황교익 태도는 ‘땡깡’(생떼)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결코 낮추려 하지 않고 남들의 의견은 전부 아웃 오브 안중이니 말이다. 하지만 황교익은 이제 주위를 둘러봐야할 것이다. 덕분에 자신이 출연하는 tvN ‘수요미식회’가 후폭풍을 맞고 있으니….

한 달간 재정비에 들어간 ‘수요미식회’는 비상사태다. 원년멤버 황교익의 개인행동으로 그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생각에 직면한 것. 구체적으로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논의해야 할 상황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그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할지, 아니면 재정비 이후 프로그램에 돌아올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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