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개막특집 ⑥ 현대캐피탈 전력 분석

입력 2018-10-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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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은 2018∼2019 V리그에서 우승후보로 꼽힌다. 서브리시브는 팀 공격의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사진은 서브리시브 훈련 중인 현대캐피탈 문성민(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

현대캐피탈은 2018∼2019 V리그에서 우승후보로 꼽힌다. 서브리시브는 팀 공격의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사진은 서브리시브 훈련 중인 현대캐피탈 문성민(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

현대캐피탈은 2018~2019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배구인들과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팀이다. FA시장이 열리자마자 모든 팀이 탐내던 한국전력의 전광인을 초스피드로 영입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우리카드에서 2년간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자랑한 파다르를 데려왔다. V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문성민에 전광인과 파다르가 가세해 V리그 역대 최강의 공격편대가 만들어졌다. 3명은 지난 시즌 무려 2085득점을 했다.

당초 최태웅 감독이 구상했던 그림은 아니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꽁꽁 숨겨둔 요스바니를 OK저축은행에 빼앗겨 구상이 흐트러졌다. KOVO컵에서 보여준 삼총사의 플레이는 불안했다. 배구는 받고 연결하고 때리는 삼박자가 맞아야 강팀인데 받고 연결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전광인의 보상선수로 주전세터 노재욱을 한국전력에 내줘 상황이 어려워졌다. 새 주전세터 이승원과 3명 공격수의 공존과 조화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 시간과의 전쟁을 하는 현대캐피탈

일본 전지훈련에서 J텍트~토요타자동차~도레이와 6차례 연습경기를 했다. 최 감독에게 전지훈련의 성과를 묻자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기대한 만큼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는 뜻이었다. 특히 리시브의 정확도에 따라 공격 편차가 컸다. “훈련 때는 공격력이 어마어마한데 연결이 안 되면 공격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고 했다.

최 감독은 “어느 시즌보다 고민이 많고 스트레스도 많을 것 같다”고 털어놓으면서 전광인의 활용법을 놓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새로운 선수로 만들고 싶다. 시간이 많이 걸릴지라도 장기적으로 보겠다. 공격스타일을 바꾸고 문성민과 같이 들어가면 리시브를 전담시키는 등 이전까지 하지 않았던 것을 시키고 있다. 지금은 새로운 걸 하느라 벅찰 것이다. 하지만 전광인이라면 해낼 것으로 믿는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의 키워드는 공존과 장점의 극대화다. 같은 팀이지만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팀을 지휘하는 최 감독은 새 주전들과 새로운 스타일의 배구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퍼즐조각을 하나하나 새로 맞춰져가며 멋있는 그림을 완성하기까지는 땀과 시간, 인내가 필요하다. 최 감독은 “첫 단추가 중요하다. 첫 승이 언제 나오느냐에 따라 선수들의 자신감에 차이가 날 것이다”고 했다. 여러모로 힘들 시즌 초반에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게끔 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캐피탈 이승원(왼쪽).

현대캐피탈 이승원(왼쪽).


●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수비와 리시브 보완을 위해 포메이션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상징이었던 스피드와 업템포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빨리하기보다는 세터, 공격수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스피드의 변화를 준다. 스피드를 위해 공격수가 가진 기량을 희생할 생각은 없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면서 우리에 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낼 것이다.”

감독의 구상을 코트에서 실행해줘야 하는 세터 이승원은 비 시즌 동안 혼자 새벽에 훈련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중요한 시기에 발목부상으로 6주간 쉬면서 자신감이 떨어졌고, 부담감으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동안 흘려온 땀이 있다. 일본 전지훈련 때 일본대표팀 세터로부터 다양한 기술도 배웠다. 최 감독은 “아직 자기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큰 기대를 했다. 이번 시즌의 키플레이어다.

사령탑 4년차 최 감독은 경험을 통해 생각의 스피드를 얻었다. “이전에는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는 작업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과정을 미리 걸러내고 더욱 우리 팀에 집중하고 확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결정의 부담이 컸지만 이제는 망설이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선수들끼리 다지고 손발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6명 모두 같이 해보는 시간이 모자랐을 뿐이다. 손발을 맞추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현대캐피탈 신영석(가운데).

현대캐피탈 신영석(가운데).


● 다양성이 모여 하나될 때 탁월한 조직이 완성된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요즘 훈련을 마치면 새로운 구호를 함께 외친다. 최 감독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구호는 ‘오늘 열심히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박수를, 옆에서 같이 운동을 해주고 희생해준 동료에게 박수를, 선수들을 위해 서포트 해준 코칭스태프를 위해 박수를’이다. 감독은 이를 통해 선수들이 항상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 훈련했는지 스스로 물어보게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새로 천안주민이 된 파다르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을 잘하고 있다. 김성우 사무국장은 “파다르가 구단에서 제공한 승용차를 보고 너무 좋아했다. 숙소 부근에 아파트를 얻어 줬지만 훈련장 시설이 좋아서인지 새 집에 잘 가지도 않는다”고 귀띔했다. 전광인은 “밖에서 본 것 보다 현대캐피탈의 훈련이 훨씬 많고, 강도도 세다. FA이적으로 주위의 기대가 커 부담도 많지만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 시즌 때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행착오가 예상되지만 그래도 현대캐피탈을 우승후보로 꼽는 사람은 많다.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탄탄한 국가대표 ‘MB콤비’ 신영석~김재휘에 리베로 여오현도 있다. KOVO컵 때 큰 부상을 당한 차영석의 공백이 아쉽지만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중인 최민호가 내년 3월 복귀한다. 현대캐피탈은 봄배구까지 가면 가장 막강한 완성체가 된다. 문제는 그때까지 가는 과정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3시즌 동안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나갔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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