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2016 KCC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불법도박 여파로 관중석이 텅텅 비어 있는 모습. 스포츠동아DB
불법스포츠도박 때문에 직격탄을 맞은 KBL은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 가지 형태로 근절 방안을 시행해 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더라도 확실하게 고쳐야 했다. 2015년 당시 KBL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불법스포츠도박 방지 교육 참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었다.
또한 클린바스켓센터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승부조작 방지를 위해 시즌 도중 펼쳐지는 전 경기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교류를 통해 핫라인도 만들어 선수들이 즉각적 대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한 구단의 선수가 불법스포츠도박 브로커의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곧바로 핫라인을 통해 이를 통보해 사전 예방이 된 사례도 있었다.
불법스포츠도박 방지 교육은 현역 프로선수, 지도자, 프런트 뿐 아니라 아마추어선수들로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불법스포츠도박의 그림자는 타 종목의 경우 중·고교 선수들까지 덮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반드시 필요했다. KBL은 법무부와 교류협약을 맺고 지난해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불법스포츠도박 방지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시즌 중에도 법무부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불법스포츠도박 근절을 위해 노력해 왔다.
현재 불법스포츠도박 관련 교육은 프로스포츠협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선수단은 연 3회, 지도자는 연 2회, 심판 및 구단 직원은 연 1회에 걸쳐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각 회당 50분 교육이다. 올해는 8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구단과 협회 담당 매니저가 협의해 교육 시기를 정했고, 프로스포츠협회에서 양성한 스포츠윤리교육 전문강사가 구단과 협의된 장소로 파견된다. 교재는 각 교육 대상(선수·지도자 등)에 따로 제작된 맞춤형 프리젠테이션이 사용된다.
프로농구가 불법스포츠도박 사건에 연루된 지 어느덧 3년의 시간이 지났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농구계 전체가 떠들썩했던 불법스포츠도박에 대한 심각성이 많이 희석된 상태다. 그렇다고 어둠의 그림자가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다. 여전히 불법스포츠도박은 여러 경로를 통해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온라인 사이트로 접속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문자와 어플을 통해 24시간 쉬지 않고 접근이 가능하다. 불법스포츠도박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는 틈을 타 더 깊이 파고 들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의 경우,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쉬는 시간이나 버스 이동시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게임, 유튜브, 온라인검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불법스포츠도박이 다시 프로농구 선수들에게 파고들어 갈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여자프로농구는 아직까지 다행히 불법스포츠도박과 연루된 사건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불법스포츠도박의 검은 손은 늘 스포츠계 곳곳을 향하고 있다. 예방이 최우선이다. 여자프로농구선수들은 남자선수들에 비해 외출, 외박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타인을 만날 기회가 적다고 해도 지인을 통해 검은 그림자가 전화통화, 문자를 통해 접촉을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여자프로농구는 선수, 지도자, 구단 관계자를 대상으로 프로스포츠협회가 매년 두 차례씩 부정방지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부정방지교육은 불법스포츠도박 뿐 아니라 도핑 등도 포함된다. 또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자체적으로 매 시즌 미디어데이 당일 선수들을 대상으로 소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