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2만5000명 만원관중의 뜨거운 응원에 응답했다. 롯데는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11-10, 1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6위 롯데와 5위 KIA의 게임차는 이제 0, 승률은 단 4모차다. 5위 주인공은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9일 사직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팀간 13차전은 ‘준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는 표현에 걸맞았다. 2만5000명 만원관중이 꽉 들어찬 가운데 6위 롯데가 4시간45분에 걸쳐 펼쳐진 연장 11회 혈전 끝에 5위 KIA를 11-10으로 꺾고 승률 4모 차 추격에 성공했다.
● 양 팀 합쳐 47명 투입…롯데가 웃었다
정규시즌 종료가 눈앞까지 다가왔지만 5위 KIA와 6위 롯데가 펼치는 포스트시즌 막차 다툼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KIA가 주춤한 사이 롯데가 전날까지 16경기 13승3패의 상승세를 보이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어느덧 양 팀은 1경기차까지 좁혀졌다. 9일 경기 포함 네 차례의 맞대결이 남아 있어 5위 향방은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이날 게임의 무게감만큼이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이었다. 먼저 웃은 쪽은 롯데였다. 롯데는 1회 2점, 2회 1점을 뽑으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그러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3회 중견수 조홍석이 연달아 낙구지점 포착에 실패해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KIA는 박준태의 싹쓸이 3루타, 로저 버나디나의 적시타를 묶어 타자일순하며 8-3까지 달아났다.
기존의 모습이었다면 와르르 무너진 뒤 맥없이 패했을 상황이었지만 최근 기적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롯데는 달랐다. 3회 곧바로 반격에 성공했다. 1사 2·3루에서 문규현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 추가한 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안중열의 적시타로 5-8까지 추격했다. 이어 대타 민병헌의 2타점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경기를 또 한번 혼전으로 몰고 갔다. 롯데는 6회 이대호의 안타로 기어코 동점까지 만들었다.
KIA는 8회 최형우의 적시타로 한 점 달아났지만, 롯데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9회 1사 2·3루에서 문규현의 희생플라이로 세 번째 동점을 만들었다. 10회 한 점씩 주고받은 양팀의 희비는 11회 갈렸다. 롯데는 1사 후 대타 한동희의 2루타와 채태인의 자동 고의4구로 기회를 잡았고, 문규현의 끝내기 안타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 팁 합쳐 47명의 선수를 쏟아 부은 혈전, 승자는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롯데였다.
롯데 문규현(왼쪽 두 번째)이 KIA전 연장 11회 끝내기 2루타를 때려낸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5위 싸움, 끝까지 간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5위 KIA와 게임차를 ‘0’으로 만들었다. 승률에서 KIA가 0.4857, 롯데가 0.4853으로 4모 차이가 날 뿐이다. 롯데는 6경기, KIA는 4게임이 남았다.
10일 KIA는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 롯데는 KT 위즈와 홈 더블헤더를 치른다. 만일 양 팀이 10일 모두 승리한다면 롯데가 0.5경기 앞선 5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 경우 KIA와 롯데가 남겨둔 마지막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는 팀이 5위 자리를 쟁취하게 된다.
롯데가 더블헤더에서 1승1패를 기록한다면 승부는 끝까지 간다. 10일 KIA가 한화를 꺾고 롯데가 1승1패를 기록한다면 KIA가 0.5경기 차로 앞선 5위가 된다. 이후 KIA가 3연전 위닝시리즈를 거둔다면 자력으로 5위가 된다. 만일 롯데가 KIA에 2승1패를 기록한다면 14일 편성 예정된 두산 베어스-롯데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가을야구 막차 티켓의 주인공은 시즌 끝에나 가려질 전망이다. ‘역대급’ 순위 싸움으로 프로야구가 시즌 막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