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의 상습폭행, 김창환도 방조했다” “탈퇴한 멤버들 인성에 문제 있었다”

입력 2018-10-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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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소속사 측의 상습적인 가혹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에서의 더 이스트라이트 출신 이석철(왼쪽). 김창환(오른쪽)은 자신이 폭행을 묵인·방조했다는 이석철의 주장을 부인했다. 사진|동아닷컴DB·한국음악콘텐츠협회

■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미디어라인엔터 진실 공방

이승현 측, 폭행 묵인 김창환 녹취록 공개
김창환 “녹취록 악의적 편집…법적 대응”


10대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와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간의 폭로전이 점입가경을 넘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한쪽은 여전히 “상습폭행”을 주장하며 증거자료를 잇달아 공개했고, 다른 한쪽은 “허위사실”이라며 명예훼손으로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평균 15세로 이루어진 중·고생 멤버들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들을 처벌을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21일 오후 현재 16만명)까지 등장해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 케이팝의 열기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시점에 관련 사건이 ‘찬물’을 끼얹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더 이스트라이트의 전 멤버 이석철(18)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소속사 프로듀서에게 야구방망이와 철제 마이크 등으로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친동생이자 팀 동료였던 이승현(17)은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소속사 5층 스튜디오에 감금돼 프로듀서에게 온몸을 맞았고 그로 인한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도 했다.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일삼았고, 특히 총괄 프로듀서인 김창환은 폭행이 일어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살살해라” “믿고 맡기면 패 죽여도 놔둬야 해”, “연예인이라고 신문에 나와 봐라, 너희 설 땅이 없어 XX야”라며 묵인·방조했다는 증거로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창환은 1990년대 박미경, 클론 등을 배출하고 김건모의 ‘핑계’ ‘잘못된 만남’ 등 숱한 히트곡을 만든 유명 음반제작자다.

관련 사실이 공개되자 소속사 측은 “약 1년4개월 전 담당 프로듀서가 멤버들을 지도·교육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했다”며 “이후 멤버 부모님들과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했고, 현재 해당 프로듀서는 본인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하여 수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김창환이 폭행을 방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승현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남강의 정지석 변호사는 재발방지를 약속한 소속사 측이 이달 초 해당 프로듀서를 복귀시키자 이승현이 반발했고, 김창환이 그를 밴드에서 퇴출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창환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탈퇴한 멤버들이 동료 멤버의 목을 조르거나 말다툼을 일삼았고, “스케줄을 가지 않겠다”는 등 인성에 문제가 있어 탈퇴시켰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녹취록도 악의적으로 편집했다”면서 “남아 있는 멤버들이 증거고, 그들을 위해서라도 명예훼손을 한 혐의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데뷔한 더 이스트라이트는 이석철·이승현 형제의 탈퇴로 현재 4인조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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