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가을 사나이’ 강승호, “SK는 나의 터닝 포인트”

입력 2018-10-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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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강승호(24)가 잠재된 ‘가을 DNA’를 꺼내보였다.

강승호는 27일 인천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서 2루수 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10-8 승리에 일조했다. 이날 강승호를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시킨 SK 트레이 힐만 감독의 용병술이 통했다. 경기 전 만난 힐만 감독은 “오른손 투수인 브리검과 해커를 상대로 성적이 좋아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모든 것이 얼떨떨했다. 강승호에겐 생애 첫 포스트시즌이었다.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가을 무대를 경험할 행운이 주어졌는데, 여기에 스타팅 멤버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르는 기회까지 따랐다. 강승호 역시 예상하지 못한 선발 출장이었다. 경기 전 만난 그는 “전혀 생각 못했다. 긴장이 많이 될 것 같다”면서도 “무엇을 더 하기보다는 평소에 하던 대로만 하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 같다”고 했다.

“실수만 하지 않겠다”던 강승호는 제대로 일을 냈다. 3회 초 넥센 김재현의 병살 타구를 침착하게 처리했고, 3회 말엔 선두타자로 나서 중견수 왼쪽 안타를 뽑았다. 1-1로 맞선 4회엔 1사 2·3루 상황에서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를 뽑아 단숨에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진 김강민의 홈런 때는 직접 홈까지 밟았다. 강승호는 5·8회에 돌아온 타석에서도 좌중간 안타, 좌익수 앞 안타를 생산해 이날 선발 출장한 양 팀 선수들 중 유일하게 전 타석 안타를 달성했다. 스스로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경기를 충분히 즐겼다. 팀이 이겨서 정말 재미있었다”고 기뻐했다.

강승호는 SK로의 이적을 두고 “터닝 포인트”라고 말한다. “처음 이 팀에 왔을 때 감독, 코치님과 선배들 모두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들 하셨다.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늘 붙어 다니는 또래 내야수 최항(24), 박승욱(26)은 큰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다. 강승호는 “나이대가 비슷하다보니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팀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많은 도움을 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화기애애한 덕 아웃 분위기가 형성된 SK는 낯가림이 심한 강승호에게 먼저 손을 내민다. 때론 짓궂은 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강승호 역시 친근하게 다가오는 동료들의 손길을 놓치지 않는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강승호는 야구의 진정한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

인천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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