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 포인트] FA컵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흥미 요소

입력 2018-10-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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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수원, 전남-대구의 매치업으로 짜여진 2018 FA컵 4강전이 31일 펼쳐진다. 수원 서정원 감독과 염기훈, 울산 박주호와 김도훈 감독(왼쪽부터)이 29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OX로 답하며 웃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리그1 울산 현대-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와-대구FC의 대결로 압축된 ‘2018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이 31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경기장과 광양전용경기장에서 열린다. FA컵 우승팀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얻는다. 수원이 4회(2002·2009·2010·2016)로 가장 우승이 많고, 3회(1997·2006·2007)의 전남이 그 뒤를 따른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1회(2017), 대구는 우승이 없다.

● 사실상의 결승, 울산이냐 수원이냐

울산 김도훈 감독은 29일 FA컵 4강 기자회견에서 “경남FC, 포항 스틸러스, 제주 유나이티드 등이 우리를 응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가 분명하다. 울산의 FA컵 성적에 많은 변화가 따르기 때문이다.

AFC가 K리그에 배정한 ACL 출전권은 3.5장이다. K리그1 1~2위가 FA컵 우승팀과 32강 본선 직행권을 한 장씩 챙긴다. K리그1 3위는 0.5장을 가져가면서 ACL PO에 출전한다. 현재 정규리그 2위 울산(승점59)이 FA컵을 제패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K리그1 4위도 내년 ACL PO행이 가능하다.

승점49를 확보한 수원이 4위를 달리지만 현실적으로 3위권 진입은 어렵다. 4경기 남은 가운데 3위 경남(승점58)과의 격차가 크다. 나란히 승점 47로 수원을 추격 중인 포항과 제주 입장에선 울산을 제외하고, 여유로운 티켓 쟁탈전을 벌이는 편이 낫다. 올 시즌 ACL 16강에서 수원에 무너진 울산은 복수를 그리며 풀 전력을 쏟아낼 참이다.

반면 수원은 우울하다. 시즌 내내 전력 이탈이 끊이질 않는다. 사리치, 박종우, 김은선, 양상민 등 주요 베테랑들이 부상으로 결장한다. 빠른 시즌 개막에서 비롯된 부족한 동계훈련 여파일 수 있으나 선수단 관리 및 의무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원은 정신적인 회복도 절실하다. ACL 결승 좌절로 인한 충격과 허탈함을 빨리 털어내야 한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팀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많이 회복됐다”고 했지만 걱정은 크다.

지난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8 KEB 하나은행 FA CUP’ 4강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전남 김인완 감독대행, 한찬희, 대구 정승원, 안드레 감독(왼쪽부터)이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전남-대구, 엇갈린 상황 속 FA컵 올인

전남과 대구는 스플릿라운드 그룹B(7~12위)에서 경쟁을 시작했다. 그런데 한 경기 만에 상황이 정리된 분위기다. 대구는 승점42로 7위에 올라 있다. 전남은 10점이 적은 승점32에 머물러 11위에 랭크됐다. 이대로 정규리그를 마치면 대구는 지상최대 과제인 잔류에 성공하지만 전남은 K리그2 최종 2위와 홈&어웨이 형태의 승강 PO를 펼쳐야 한다. 최근의 분위기와 흐름이 중요한 승강 PO에서 하위 팀이 상대의 덜미를 잡는 이변 아닌 이변이 자주 연출됐다.

그래서 전남의 선택이 시선을 끌었다. 아무래도 FA컵에 ‘올인’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놀랍게도 두 팀은 총력전을 선언했다. 결승 길목에서 울산, 수원을 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매치 업이다.

다가올 주말 리그 경기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지다. 전남 김인완 감독대행과 대구 안드레 감독은 “코앞의 경기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선의 스쿼드로 최대한의 효율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잔류 이상을 넘보려는 대구, 생존과 아시아 무대 재도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를 꿈꾸는 전남의 충돌은 어떤 결말이 나올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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