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K팝·판듀·프듀와 달라”…‘더 팬’, 음악 예능 끝판왕 될까 (종합)

입력 2018-10-31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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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K팝·판듀·프듀와 달라”…‘더 팬’, 음악 예능 끝판왕 될까 (종합)

SBS 음악 예능의 양대 산맥, ‘K팝스타’ 시리즈의 박성훈 PD과 ‘판타스틱 듀오’ 시리즈의 김영욱 PD가 뭉쳤다. 두 프로그램의 장점만 쏙쏙 뽑아온 ‘더 팬’은 음악 예능의 ‘끝판왕’이 될 것인가 아니면 ‘재탕’이 될 것인가.

31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의 한 카페에서는 SBS 새 예능 프로그램 ‘더 팬(THE FAN)’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더 팬’의 연출을 맡은 박성훈 PD와 김영욱 PD가 참석해 취재진을 만났다.

‘더 팬’은 ‘스타가 먼저 알아본 예비 스타들의 팬덤 서바이벌’로 국민들이 루키들의 스타성을 평가하고 우승자를 결정하는 신개념 음악 예능이다. 김영욱 PD는 ‘판타스틱 듀오’의 스페인 수출을 맡았던 회사 디렉터와의 협업을 통해 ‘더 팬’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음악 예능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포맷이 나왔는데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쏟아 부었다”며 “이제는 기획사가 신인을 발굴하고 양성해서 팬들에게 내놓는 과정이 아니라 팬들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가진 아티스트를 ‘역발굴’하는 것이 대세다. 예를 들어 저스틴 비버가 중학교 때 부모님이 찍은 영상을 어셔가 가장 먼저 봤다. 그 과정을 녹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K팝스타’의 박성훈 PD와 손을 잡게 됐을까. 박 PD는 “나도 김영욱 PD도 회사도 시대를 반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꼈다. 기왕이면 우리 SBS가 했으면 했다. 두 PD가 만나서 일하는 게 쉽지 않지만 밑바탕에 있는 것까지 다 꺼내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며 “SBS에서도 두 사람이 모이면 센 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 것 같다. 같이 하길 잘한 것 같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면서 함께하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이 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TOP 뮤지션’ 유희열, ‘아시아의 별’ 보아, ‘90년대 최고의 프로듀서’ 이상민, ‘대세 작사가’ 김이나가 ‘팬 마스터’로 합류했다. ‘더 팬’의 ’팬 마스터‘ 4인은 예비스타들의 당락을 결정하는 역할이 아닌 그들의 매력과 스타성을 발굴해내고, 국민들의 팬심을 읽어내는 역할로써 함께한다. 앞서 유희열과 보아는 ‘K팝스타’에 이상민과 김이나는 ‘판타스틱 듀오’에 각각 출연한 바 있다.

김 PD는 “유희열과 보아는 이미 ‘K팝스타’를 통해 음악적인 안목이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졌다. 이상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공하고 망한 프로듀서다. 흥망성쇠를 겪어봤기 때문에 가장 처절한 시선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해 섭외했다”며 “김이나는 내가 ‘판타스틱 듀오2’에 섭외해서 같이 갔던 캐릭터다. 고정으로 섭외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고정이 된 사람이다. 계속 부르게 되더라. 프로그램에 많이 도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훈 PD는 “각 파트에서 전문가를 모으고 싶었다. 유희열은 프로듀서이자 CEO이자 오랜 심사위원 경력이 있다. 보아는 무대 위 퍼포먼스의 기준을 높인 아티스트이자 현역 가수고 이상민은 극단적인 경험을 가진 프로듀서”라며 “김이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작사가기 때문에 많은 아티스트와 교류하고 있더라. 어떤 음악이 가장 뜨겁게 타오르는지 촉이 열린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밌는 건 그 분들이 전문가인데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다. 권력은 팬들에게 있다. 전문가들을 모셔서 관계 역전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본인들도 흥미롭게 생각하면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쏟아지는 음악 예능 속에서 ‘더 팬’은 어떤 차별점과 강점을 가질까. 두 PD는 ‘K팝스타’와 ‘판타스틱 듀오’의 단순 콜라보 이상의 탄생을 호언장담했다.

박 PD는 “작은 것에 팬들이 열광하고 집단화하고 힘을 발휘해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끼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을 유의미하게 담아보려는 데 의미가 있다. 단순히 심사위원이 아닌 투표로 결정한다는 것 이상을 보여주려고 한다”며 “우리 DNA가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K팝스타’와 ‘판타스틱 듀오’가 섞일 수 있겠지만 단순히 두 개의 합에 의해 엄마 아빠를 닮은 아이 프로그램이 나오는 게 아니라 굉장한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며 “‘K팝스타’ ‘판타스틱 듀오’ 그리고 ‘프로듀스’와는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PD는 “지금까지는 ‘실력’을 보는 오디션을 봤다. 그런데 보니까 되게 잘하고 매력 없는 친구들도 있더라. 대중의 별이 된다는 건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매력은 어떤 하나의 규정이 없고 다양하지 않나”며 “이미 우리나라에서 대중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 셀러브리티의 추천이 첫 필터였다. 이들을 믿고 한 번 가봤다. 지금까지 봐왔던 다른 음악 예능과의 큰 차별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토요일 오후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또 다른 음악 예능 KBS2 ‘불후의 명곡’와 MBC ‘언더나이틴’과 경합하게 된 ‘더 팬’. 이와 관련해 박 PD는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내놓는 소재가 ‘음악’이라는 것 외에는 다르다”며 “‘더 팬’의 새로운 요소들이 오래 한 프로그램(불후의 명곡) 앞에서는 강점이 될 것이고 아이돌 콘셉트의 오디션 예능(언더나인틴)보다는 훨씬 보편적인 공감을 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급적이면 신경 쓰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결과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PD는 프로그램 형식에 대해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TOP5가 되면서 생방송으로 넘어간다. 그때는 팬클럽끼리의 전쟁이 될 것이다. 한 팬클럽 사이에서도 골수팬을 가리를 랭크가 있다. 프로그램이 끝났을 때는 ‘저 팬클럽이 이겼네’의 양상으로 끌고 가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더 팬’은 11월 24일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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