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150㎞ 피칭머신 앞에 선 두산 타자들

입력 2018-11-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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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은 없다. 한국시리즈(KS)에 선착해 있는 페넌트레이스 1위 두산 베어스는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를 지켜보면서 철저하게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을 이끄는 김태형 감독은 “5차전에서 끝내고 싶다”며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스포츠동아DB

1일 오후 잠실구장. 리그를 대표하는 두산 베어스 강타자들이 연달아 헛스윙을 했다. 이날 두산은 종속이 시속 150㎞로 날아오는 피칭머신을 설치하고 타격 훈련을 했다. 김태형 감독이 “160㎞ 공으로 느껴질 만큼 빨라 보인다. 조금 속도를 낮춰도 된다”고 했지만 타자들은 ‘지금 속도에 맞추고 싶다’며 집중했다.

최정상급 스윙 스피드를 자랑하는 타자들도 처음에는 타이밍이 늦었지만 잠시 후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베테랑 김재호는 “피칭머신 특성상 마지막까지 공이 살아서 들어온다. 체감 속도는 스피드건에 찍히는 것 이상이다. 빠른 공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는 훈련이다”고 말했다. 투수 유희관과 이영하는 KBO 베테랑 심판이 직접 볼 판정을 하는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PO)가 최종 5차전(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까지 승부가 이어진 상황이었지만 페넌트레이스 1위 두산은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있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KS)에 먼저 오른 팀은 누구나 속으로 PO가 최종전까지 치르기를 바라지 않겠냐”고 살며시 미소를 지은 뒤 “그러나 준비과정에서 달라질 것은 없다. 1~3차전 선발은 이미 확정해 스케줄에 맞춰 투구 훈련을 끝냈다. 야수진 역시 엔트리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양 팀 감독과 대표선수에게 ‘최종 몇 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날 것으로 예상하나?’라는 질문을 공통적으로 한다. 김 감독에게 미리 이 질문을 했더니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 다섯 개를 힘껏 폈다. 5차전 안에 우승을 확정하고 싶은 바람의 표현이었다.

두산은 4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넥센-SK전 승자와 KS 1차전을 치른다. 상대가 누가됐든, 1차전 선발은 조쉬 린드블럼이다. 2차전 세스 후랭코프, 3차전 이용찬 순서로 결정됐다. 린드블럼은 이미 지난달 29일 75개의 시뮬레이션 피칭을 마쳤다. 1차전까지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스케줄이다. 후랭코프도 30일 청백전에서 5이닝 실전 투구를 끝냈다. 3차전은 이용찬이 준비한다. KS 1~3차전 선발 투수의 올 시즌 승수 합은 무려 48승에 이른다.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은 “4차전 선발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4~5선발이 함께 나갈 수도 있고 다른 운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완 이영하와 좌완 유희관이 4차전 선발 후보다. 강속구 투수 이영하는 상황에 따라 1~3차전에서 불펜 키 플레이어로 활용도 가능하다. 불펜은 사이드암 박치국, 좌완 마무리 함덕주에 또다른 왼손 장원준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장원준이 일본 훈련에서 좋은 공을 던졌다”고 기대했다.

두산 타자들은 KS에 대비해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 한신 타이거즈, 라쿠텐 골든이글스,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실전 경기를 치렀다. 김 감독은 “일본 팀들도 우리가 1군 베스트 전력으로 왔다는 것을 알고 정상급 유망주 투수를 출전시켰다”며 “제구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145㎞ 이상 빠른 공에 낙차 큰 포크볼이 일품인 투수들을 상대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에 앞서 두산 타자들은 전력분석팀의 브리핑을 들었다. 넥센 히어로즈 안우진이 투심 패스트볼 궤적으로 날아오는 슬라이더를 PO 4차전에서 던졌다는 내용이었다. 실전훈련, 전술적 대비, 전력분석 등 빈틈없는 준비였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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