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WPA 0.96’ 안우진, 혼자 힘으로 2승 안겼다

입력 2018-11-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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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안우진. 스포츠동아DB

올 포스트시즌(PS) 최고의 스타는 안우진(19·넥센 히어로즈)이다.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2경기 9이닝 무실점 2승. SK 와이번스와 PO 3경기에서 6이닝 1실점 1승1홀드를 거뒀다. PS 5경기 15이닝 1실점 3승1홀드, 평균자책점 0.60으로 1992년 염종석(롯데 자이언츠)이 세운 고졸신인 PS 최다승(4승) 기록도 눈앞이다.


● WPA가 설명하는 안우진의 괴력

세이버매트릭스로 살펴보면 괴력은 더욱 뚜렷해진다. WPA(Wins Probability Added·승리 확률 기여도)는 안우진이 넥센에 2승을 안겨줬다고 설명한다. WPA는 한 선수가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미국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졌으며 KBO도 지난해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를 소개하고 있다.

플레이볼 시점에서 양 팀의 승리확률은 50대50이다. 홈런, 탈삼진 등은 팀 승리확률을 높이며 병살타 등은 이를 떨어뜨린다. 모든 플레이마다 승리확률은 변한다. 같은 삼진이라도 1-0으로 앞선 9회 2사 만루에서 잡아낸 것과 10-0으로 앞선 상황에서 빼앗은 것의 영양가는 다르다. 이처럼 WPA는 상황에 따른 가중치도 반영한다.

넥센 안우진. 스포츠동아DB


● 혼자 2승을 만들다

안우진의 PS 첫 등판은 준PO 2차전 5회였다. 당시 넥센은 3-1에서 3-4 역전을 허용했고, 2사 1루에 몰려있었다. 안우진은 첫 타자 송광민을 삼진 처리해 위기를 벗어났다. 최종 결과는 3.1이닝 5삼진 무실점. 그 사이 넥센은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승리했다. 이날 그가 끌어올린 승리확률은 24.8%다.

준PO 4차전은 더욱 극적이었다. 안우진은 1-1로 맞선 4회 1사 1·3루 마운드에 올랐다. 승계주자 한 명에게 홈을 허용했지만 추가실점은 없었다. 이후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챙기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넥센이 3-2로 앞선 8회, 안우진은 8회 선두 이성열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홈런 한 방이면 역전인 상황에 하주석을 삼진처리했다. 이 순간 넥센의 승리확률은 65%에서 72.4%까지 올랐다. 이어 최재훈을 병살타 처리했을 때는 다시 85.5%까지 상승했다. 이날 안우진이 끌어올린 승리확률은 무려 44.9%다. 50% 미만까지 떨어졌던 확률을 100%에 가깝게 만든 셈이다.

PO 2차전 1이닝 1실점으로 승리확률 8.8%를 깎아내렸지만 3차전 1이닝 무실점으로 10.3%, 4차전 4이닝 무실점 괴물투로 다시 24.9%의 승리확률을 더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승리확률은 50%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50%를 더하면 1승을 만든 셈이다. 그의 이번 가을 승리확률 합계는 무려 96.1%. WPA는 0.96이다. 안우진은 이번 가을, 혼자 힘으로 넥센에 2승 가까이 안겨줬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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