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시리즈는 정상급 포수 자원의 맞대결로 흥미를 끈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왼쪽)와 SK 와이번스 이재원은 2006년 프로 입단 동기로 올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얻는 공통점도 있다.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8 한국시리즈(KS) 안방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재원(30·SK)과 양의지(31·두산)는 2006년 입단 동기이자, 국가대표 안방마님 출신이며, 올 시즌 종료 후 나란히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세 가지 공통점을 가진 이들의 맞대결은 KS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이들의 행보는 대조적이었다. 양의지는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2010년부터 팀의 안방을 지켰다. 주전 도약 첫해 20홈런을 때려냈고 이후 국가대표 포수로 승승장구했다. 반면 이재원은 박경완~정상호로 이어지는 SK의 포수 선배들을 쉽사리 밀어내지 못했다. 공격 재능만큼은 확실하지만 수비가 아쉽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생애 처음으로 주전 마스크를 썼던 때가 2014년이었다. 양의지에 비해 다소 늦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동등한 입장이다. 이재원은 자신의 강점으로 꼽히던 타격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수비력도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2014인천아시안게임(AG)에 이어 올해 자카르타-팔렘방AG까지 연달아 태극마크를 달았다. 특히 올해 AG에서는 동갑내기 양의지와 둘이 국가대표 안방을 지키며 금메달에 기여했다.
KS를 치르고 있는 이재원은 “SK는 두산에, 나는 (양)의지에게 도전자 입장이다. 경쟁자라고 불리는 것이 감사할 일”이라며 “부담은 우리보다 두산이 더 많을 것이다. 편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양의지 역시 이재원이 타석에 들어서면 한두 마디 농담을 건네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양의지는 벌써부터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올 시즌 133경기에서 타율 0.358, 23홈런으로 펄펄 날며 MVP급 활약을 선보였다. 10개 구단 중 안방 고민에서 자유로운 팀은 많지 않다. 벌써부터 양의지가 ‘모두의 의지’라고 불리며 구단들의 먹잇감이 된 이유다.
다소 주목도는 덜하지만, 이재원 역시 알짜배기 이상의 FA로 평가받는다. 한 야구인은 “오히려 양의지를 둔 구단들의 경쟁이 치열해진다면 이재원에게도 나쁠 것이 없다. 양의지 베팅에 실패한 팀들이 조금 덜 비싼 값에 이재원 영입을 타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예측했다.
양의지는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 빼앗긴 우승 트로피를 반드시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이재원 역시 생애 처음으로 주전 마스크를 쓰고 우승을 이끌겠다며 벼르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치열한 명분 외에도 닮은 듯 다른 속사정까지…. 2018 KS의 안방이 흥미로운 이유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