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공격이 제대로 배달되면 요스바니는 잡기 힘든 선수다. 어느 정도 준비는 했는데 어떻게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우리다. 아직 정상이 아니다. 한 명이 잘하면 한 명이 못한다”며 “꾸역꾸역 경기를 넘겨가고 있다. 범실이 너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서브가 어떤 위치로 갈 때, 상대 세터의 연결이 어디로 갈 때 습관이 나온다. 이것을 예측해서 블로킹을 준비했다”며 “훈련 때 보면 우리도 빈틈이 많아 보인다. 가운데도 그렇고 요스바니도 그렇다. 어떤 감독도 만족은 없다. 믿고 갈 뿐”이라고 했다.
1세트 대한항공의 서브공략이 효과를 봤다. 2번 자리에서 출발한 가스파리니가 2-1에서 상대 5번 자리의 요스바니에게 스파이크 서브를 집중해 3개의 에이스를 따내는 등 4개의 에이스를 모두 요스바니에게서 뽑아냈다. OK저축은행도 조재성, 송명근의 에이스로 반격했지만 대한항공은 22-20에서 2연속 블로킹으로 세트를 판가름 냈다. 정지석의 강한 서브에 OK저축은행의 공격옵션은 많지 않았고 대한항공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1세트 공격 1득점(성공률 16.67%)으로 부진한 조재성이 2세트도 막히자 김세진 감독은 김요한으로 교체하며 흐름을 바꾸려고 했다. 19-18까지는 잘 추격했지만 김규민의 서브 때 포지션폴트가 나왔다. 이어 21-19에서 가스파리니의 에이스와 곽승석의 오픈으로 대한항공은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한선수는 팽팽한 상황이면 중앙속공으로 돌파구를 찾은 뒤 정지석을 이용하며 대한항공은 안정권으로 달아났다. 정지석은 가스파리나가 22.22%의 낮은 공격성공률에 허덕일 때 62.50%의 알토란같은 공격(5득점)과 리시브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김규민도 4개의 속공으로 OK저축은행의 중앙을 헤집었다.
3세트도 경기의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결국 세트스코어 3-0(25-21 25-21 25-18) 완승을 거두며 시즌 6승째, 승점 18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정지석이 14득점(66.66% 성공률)으로 외국인선수급의 활약을 했다. 블로킹 10-2로 OK저축은행의 공격을 잘 차단한 것이 승패의 결정타였고 그것을 만든 바탕은 전략적인 서브공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