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를 앞두고 두산 김태형 감독이 외야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두산 베어스는 올 정규시즌 시작부터 압도적인 질주를 펼쳤고 2위 SK 와이번스에 14.5게임 앞선 채 왕좌에 올랐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직행 티켓을 일찌감치 거머쥔 채 다른 경쟁팀들의 포스트시즌(PS)을 여유있게 지켜봤다. 하지만 KS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5차전까지 2승3패로 몰린 채 홈인 잠실구장으로 돌아왔다.
두산은 KS 내내 초조함을 숨기지 못했다. 정규시즌 1위의 여유는 사라졌다. 특히 경기를 거듭할수록 여론이 안 좋아지면서 선수들이 더욱 움츠렸다. 이를 아쉬워한 두산 김태형 감독은 12일 6차전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페넌트레이스 144경기 내내 좋은 모습으로 1위에 올랐다. 단기전 몇 경기로 여론이 나빠져도 신경 쓸 필요 없다. 누가 뭐래도 너희가 제일 잘했다. 기분 좋게, 밝게 최선을 다하자.”
KS에서 ‘업셋 우승’이 나온다면 하위 팀이 그 해의 1위로 남는다. 정규시즌 성적이 물거품되는 것이다. 2015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는 두산에 패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메이저리그와 다른 방식이다. 때문에 정규시즌 우승에도 KS 준비 탓에 샴페인을 맘껏 터뜨리지 못한다.
2015시즌 후 류중일 당시 삼성 감독은 “144경기에서 얻은 1위보다 KS 4승으로 얻은 1위가 더 값진가”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 우승 주역이었던 헥터 노에시도 정규시즌 종료 후 “문화가 다른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정규시즌 1위는 그 자체로 박수 받을 성과다. 죄책감이나 반성의 무게감에 짓눌려야 할 이유는 없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