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가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수년 전부터 폐렴 투병 중이었던 스탠 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메디컬 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스탠 리는 1939년 타임리 코믹스(마블 코믹스 전신)에 입사, 코믹북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1960~70년대에 동료 만화가와 함께 판타스틱 포,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아이언맨, 토르, 닥터 스트레인지 등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창조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1980년대 이후 일선에서 은퇴하고 마블 코믹스 편집장과 마블 엔터테인먼트 사장을 역임했다.
스탠 리는 생전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작품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팬에게는 작품 속 스탠 리를 찾는 것이 필수 재미 요소. 첫 카메오는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NBC 텔레비전 영화 ‘헐크의 재판’에 처음 카메오로 출연한 스탠 리는 40여 편에서 실사, 캐릭터, 목소리 출연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신 스틸러’로 활약했다.
故 스탠 리. ⓒGettyimages멀티비츠
‘토르’(2011)에서는 묠니르를 빼내기 위해 투입된 트럭의 운전사를, ‘토르2: 다크월드’(2013)에서는 병원 환자로 신발을 찾는 노인을 연기했다.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토르의 머리를 잘라주는 이발사로 화려한 연기력을 뽐냈다. ‘토르’ 시리즈뿐 아니라 ‘스파이더맨’ 시리즈, ‘아이언맨’ 시리즈와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도 깨알 같이 등장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에서는 클래식에 심취해 등 뒤에서 일어나는 전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노인으로 출연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어벤져스 파티에 참석하는 참전 군인을 연기했다. 술에 취해 경비원에게 끌려가는 설정으로 스탠 리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카메오 역할로 알려졌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는 영화가 끝나갈 무렵 어벤져스 본부에 등장하는 택배기사를 연기했다. 토니 스타크를 토니 스탱크라고 부르는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블랙 팬서’에서는 카지노 고객으로,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는 작아진 차를 보고 황당해하는 노인으로 출연했다.
내년 개봉하는 ‘어벤져스4’에서는 다행히 스탠 리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스탠 리는 ‘어벤져스4’ 카메오 촬영을 마쳤다. ‘캡틴 마블’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 출연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