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카지노 묵시록 外

● 카지노 묵시록 (김종서 저｜아록)

1990년대부터 집요하게 도박계의 이면과 폐해, 도박사들의 심리와 생활을 파고들었던 작가 김종서의 본격 카지노 소설이다. 작가가 평생 붙들고 늘어진 이야기의 소재는 ‘베팅’과 ‘승부’다. 이 책은 카지노 도박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갬블러들이 연대해 활로를 모색하는 이색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천재 프로기사 기억9단, 광고계의 촉망받는 CF감독 천둥, 텍사스 홀덤의 고수 데스페라도. 이들 삼총사의 활약에 작가 특유의 스피디한 필치, 디테일한 묘사가 더해져 독자들이 숨쉬기 벅찰 정도로 강력하게 빨아들인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익명의 닉네임을 사용한다는 것도 신선하다.

●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갚아주는 법 (김효은 글·강인경 그림｜청림출판)

제목이 참 긴 책이다. 부제도 있다. ‘핵사이다 <삼우실> 인생호신술’. SNS를 뜨겁게 달군 ‘삼우실’이란 웹툰이 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온갖 불편한 상황들에 맞선 사이다 대처법을 알려준다. 웹툰이 업로드되는 날이면 “내 이야기인 줄 알았다”, “오늘도 당한 일이다” 등의 공감 댓글이 끝없이 붙었다. 어느 조직이든 주변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법. 되바라지지 않게, 은근히 갚아주며 자신을 지켜가는 유쾌한 방법들로 가득하다. 가슴이 뻥 뚫린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