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수 강백호’, 이강철 KT 신임감독이 택한 첫 변화

입력 2018-11-19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강철 KT 위즈 신임감독이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활짝 웃고 있다. 이 감독은 강백호의 우익수 전환과 마운드 안정 등 자신의 복안을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강철 KT 위즈 신임감독이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활짝 웃고 있다. 이 감독은 강백호의 우익수 전환과 마운드 안정 등 자신의 복안을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위즈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52) 신임감독이 택한 첫 변화는 ‘괴물 신인’ 강백호(19)의 우익수 전환이다.

KT는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3대 사령탑인 이강철 신임 감독의 취임식을 진행했다. 이 감독은 이 자리에서 “앞선 4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던 KT도, 감독으로 첫 발을 떼는 나도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가을야구를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선수들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포지션 재배치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가 강백호의 우익수 변신이다.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 종료 이튿날인 13일, 두산 측에 인사를 전했고 14일부터 KT 감독으로서 본격적 업무를 시작했다. 몇몇 절차를 마친 이 감독은 곧장 강백호와 면담을 가졌고, 1루수 소화 가능성을 물었다. 유사시에 강백호가 1루도 소화해준다면 이강철 감독의 선수 운용 폭은 한결 다양해진다.

그러나 강백호는 코너 내야 경험이 적다. 아마추어 시절 포수와 투수가 주 포지션이었다. 물론 1루가 내야 포지션 가운데는 수비 부담이 덜한 편이지만, 이미 낯설었던 외야수로 한 차례 변신을 마친 상황이다. 또 한 번의 변신은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를 확인한 이 감독은 1루수 대신 우익수 전환을 제시했다. 강백호도 이를 선뜻 받아들였다.

같은 외야라도 타구 질이나 드라이브 궤적이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은 변화다. 강백호는 2018시즌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138경기 출장 중 134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좌익수로 68경기, 지명타자로 66경기에 선발출장했다. 우익수는 경기 도중 포지션 교체로 4이닝을 소화한 것이 전부다.

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포지션 변화의 배경은 송구 능력 때문이다. 강백호는 아마추어 시절 최고구속 150㎞를 넘기며 투수로서 빼어난 재능도 자랑했다. 시즌 초만 해도 외야에서 송구에 다소 어려움을 느꼈지만 경기에 거듭 출장하며 적응을 마쳤다.

우익수의 제1덕목은 강한 어깨로 한 베이스를 덜 주는 것이다. 참고할 사례는 손아섭(30·롯데 자이언츠)이다. 2010시즌에 앞서 우익수로 변화를 준 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주자 살인마’라는 별명을 얻은 손아섭처럼 강백호가 자리를 잡는다면 KT의 외야는 한결 단단해진다. 이 경우 올 시즌 주전 우익수였던 유한준이 수비 부담을 던 채 지명타자로 타격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팀은 물론 선수 본인에게도 필요한 변화였다. 강백호는 지명타자로 267타석을 소화했다. 역대 고졸 신인 최다 기록이다. 이제 막 프로 첫 발을 떼는 선수가 수비에 나서지 않는다면 성장에 치명적이다. 강백호 역시 “반쪽짜리 선수라는 말을 듣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며 매일 같이 수비 특별훈련을 자청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냈다. KT와 괴물 신인은 또 하나의 변화를 준비 중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