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the guest’ 감독 “시청자, 전문가 수준…좀비물 도전하고파”
OCN에서 ‘금손’이라 불리는 사내가 있다. ‘상남자’ 외모와 달리 섬세한 연출로 ‘장르물 대가’로 불리는 김홍선 감독이다. 좀처럼 국내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사실적인 연출로 보는 사람들을 혀를 내두르게 하는 게 김홍선 감독의 특징. 지난 1일 종영된 OCN 수목 오리지널 드라마 ‘손 the guest’(극본 권소라 서재원 연출 김홍선)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형 엑소시즘을 표방한 ‘손 the guest’에서 김홍선 감독 특유의 연출력이 녹아있다. 덕분에 ‘손 the guest’는 ‘무섭다’는 반응에도 자체 최고시청률 4.073%(16회)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 코리아, 유로플랫폼, 전국기준)
김홍선 감독은 “이렇게 좋은 반응이 나올 거로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손 the guest’는 OCN 첫 수목극이라는 점에서 도전하는데 의미를 둔 작품이다. 워낙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기존에 국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스토리에 끌려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연출을 맡게 된 작품이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시청자들 성원에 놀라고 감사할 따름이다. 너무 행복한 두 달을 보냈다. 이게 다 성원해 준 시청자들 덕분”이라며 웃었다.
1.575%로 시작한 ‘손 the guest’는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4%를 돌파했다. 가학적이고 잔인하다는 반응에도 이례적인 수치다. 이유는 무엇일까. 김홍선 감독은 ‘실시간 댓글 페이지’에서 이유를 찾았다. 김홍선 감독은 “‘손 the guest’를 연출하면서 기존 드라마와 다른 시청 문화를 경험했다”며 “‘댓글러’(시청자)들이 서로 안부를 물으며, 마치 게임을 하듯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더라. 무서워서 보지 못하는 사람도 서로 대화하면서 극적인 상황을 즐기는 모습이더라.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드라마를 시청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다른 드라마도 그렇겠지만, 유독 우리 드라마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잘 반영됐다. 공포물을 보지 못하는 시청자들도 댓글 페이지를 통해 많이 시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김홍선 김독은 예리한 시청자들 지적에 진땀을 흘렸다. 그는 “정말 ‘뜨끔’할 때가 많다. 정곡을 찌르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내 속마음을 다 들킨 것처럼 예리하게 분석하는 댓글이 많더라. 요즘 시청자들의 수준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허투루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시청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얻는다. 다음에는 ‘이렇게 반영해야지’ 하는 지적과 조언이 많이 올라온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런 열정적인 시청자들이 있어 연출가로서 드라마를 만드는 힘이 난다. 정말 감사하고 고맙다”고 전했다.
하지만 잔인한 장면에 대한 지적은 김홍선 감독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숙제다. 작품마다 문제가 되는 잔인한 장면으로 방송사에는 꾸준히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홍선 감독은 “그 부분은 늘 고민하게 된다. 이런 장면을 보여주는 게 정말 맞는 것인지 나조차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된다. 드라마 안에서는 개연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장면이라면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다. 다만, 맥락이라는 관점에서 개연성을 부여하는 장치라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내게는 딜레마이고, 숙제다. 다음 작품에서 등장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이 점은 시청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손 the guest’에서 등장한 아역 연기자들에 대해서는 “안전하게 촬영을 진행했다. 사실 시청자들이 어떤 부분을 우려하고 걱정하는지 안다. 그래서 우리도 촬영 이후에 아이들을 심리센터에 보내 심리 상담을 받게 했다. 부마자(빙의자)로 등장했던 허율이라는 친구는 우리가 걱정했던 것 이상으로 밝더라. 극의 무거운 분위기와 달리 현장은 화기애애했다. 우려하던 일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the guest’에 함께 모든 배우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특히 주연배우 3인방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듬뿍 드러냈다.
김홍선 감독은 “김동욱, 김재욱, 정은채 세 배우에게 너무 감사하다. 무더운 여름 고생이라는 고생은 다 한 친구들이다. 다들 몇 안 되는 옷만 입고 여름 한 철을 보냈다. 그만큼 힘들고 고된 촬영인데도 힘든 내색하지 않고 밝게 웃으면서 촬영하더라. 세 배우가 없었다면 ‘손 the guest’는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그중에서도 극 초반 ‘악플 세례’를 받기도 했던 정은채에 대해 “정말 안타까운 친구다. 재능에 비해 저평가된 친구다. 힘들어하고 혼자 속앓이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 사실 정은채가 연기하는 강길영이라는 캐릭터는 개인 서사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아 조금 튀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런 점을 시청자들이 정은채 탓으로만 느낀 것 같다. 그것은 연출자인 내 잘못이다. 그래서 미안하고 안쓰럽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김동욱과 김재욱에 대해서는 “뜻하지 않은 ‘브로맨스’로 많이 사랑받았더라. 일부러 ‘브로맨스’를 그리려고 했던 게 아닌데 그렇게 비추어졌나 보다. 사실 김재욱은 이 작품을 출연을 망설였다. 전작에 캐릭터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그런데 대본을 읽고 나니 재미있다며 출연하겠다고 하더라. 김동욱 역시 대본을 보더니 단번에 출연하고 싶다더라. 김동욱은 이제 배우 김동욱보다 윤화평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손 the guest’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홍선 감독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그는 “좀비물을 도전하고 있다. 당장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안다. 차기작이 좀비물이라기 보다 언젠가 해보고픈 작품으로 좀비물을 목록에 올려놓고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휴머니즘을 담은 작품도 하고 싶다. 늘 말해왔던 멜로도 언제든 환영이다. ‘기승전멜로’가 아닌 보다 멜로다운 멜로물을 연출해보고 싶다. 그게 앞으로 내 바람”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OCN에서 ‘금손’이라 불리는 사내가 있다. ‘상남자’ 외모와 달리 섬세한 연출로 ‘장르물 대가’로 불리는 김홍선 감독이다. 좀처럼 국내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사실적인 연출로 보는 사람들을 혀를 내두르게 하는 게 김홍선 감독의 특징. 지난 1일 종영된 OCN 수목 오리지널 드라마 ‘손 the guest’(극본 권소라 서재원 연출 김홍선)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형 엑소시즘을 표방한 ‘손 the guest’에서 김홍선 감독 특유의 연출력이 녹아있다. 덕분에 ‘손 the guest’는 ‘무섭다’는 반응에도 자체 최고시청률 4.073%(16회)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 코리아, 유로플랫폼, 전국기준)
김홍선 감독은 “이렇게 좋은 반응이 나올 거로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손 the guest’는 OCN 첫 수목극이라는 점에서 도전하는데 의미를 둔 작품이다. 워낙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기존에 국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스토리에 끌려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연출을 맡게 된 작품이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시청자들 성원에 놀라고 감사할 따름이다. 너무 행복한 두 달을 보냈다. 이게 다 성원해 준 시청자들 덕분”이라며 웃었다.
또한, 김홍선 김독은 예리한 시청자들 지적에 진땀을 흘렸다. 그는 “정말 ‘뜨끔’할 때가 많다. 정곡을 찌르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내 속마음을 다 들킨 것처럼 예리하게 분석하는 댓글이 많더라. 요즘 시청자들의 수준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허투루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시청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얻는다. 다음에는 ‘이렇게 반영해야지’ 하는 지적과 조언이 많이 올라온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런 열정적인 시청자들이 있어 연출가로서 드라마를 만드는 힘이 난다. 정말 감사하고 고맙다”고 전했다.
‘손 the guest’에서 등장한 아역 연기자들에 대해서는 “안전하게 촬영을 진행했다. 사실 시청자들이 어떤 부분을 우려하고 걱정하는지 안다. 그래서 우리도 촬영 이후에 아이들을 심리센터에 보내 심리 상담을 받게 했다. 부마자(빙의자)로 등장했던 허율이라는 친구는 우리가 걱정했던 것 이상으로 밝더라. 극의 무거운 분위기와 달리 현장은 화기애애했다. 우려하던 일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the guest’에 함께 모든 배우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특히 주연배우 3인방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듬뿍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극 초반 ‘악플 세례’를 받기도 했던 정은채에 대해 “정말 안타까운 친구다. 재능에 비해 저평가된 친구다. 힘들어하고 혼자 속앓이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 사실 정은채가 연기하는 강길영이라는 캐릭터는 개인 서사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아 조금 튀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런 점을 시청자들이 정은채 탓으로만 느낀 것 같다. 그것은 연출자인 내 잘못이다. 그래서 미안하고 안쓰럽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김동욱과 김재욱에 대해서는 “뜻하지 않은 ‘브로맨스’로 많이 사랑받았더라. 일부러 ‘브로맨스’를 그리려고 했던 게 아닌데 그렇게 비추어졌나 보다. 사실 김재욱은 이 작품을 출연을 망설였다. 전작에 캐릭터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그런데 대본을 읽고 나니 재미있다며 출연하겠다고 하더라. 김동욱 역시 대본을 보더니 단번에 출연하고 싶다더라. 김동욱은 이제 배우 김동욱보다 윤화평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