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27일 이사간담회를 통해 국가대표 전임감독제 유지를 결정했다. 이제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쥘 새 사령탑을 선임해야 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일군 김경문 전 감독(왼쪽), 2009년 KIA 타이거즈를 한국시리즈 통산 10회 우승으로 이끌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조범현 전 감독 등이 유력한 후보다. 스포츠동아DB
정운찬 총재는 10월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전임감독제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는 이달 14일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전격 사퇴로 이어졌고, 이후 전임감독제 존속 여부는 야구계의 큰 관심사였다. ‘리더십 부재’라는 비난을 자초한 정 총재는 이사간담회에서 전임감독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대다수 구단 대표들의 의견을 존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12월 안으로 기술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내년 1월 새 감독 선임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새 국가대표 감독 선임은 앞으로 구성될 기술위원회에서 맡는다. 기술위원회는 과거 프로팀 현직 감독이 대회별로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을 때 선수선발 및 코칭스태프 구성을 함께 논의했다. 다시 구성되는 기술위원회는 감독 선임 및 선수선발 등 그 역할이 더 커진다.
가장 큰 관심사는 새로운 국가대표 감독이다. 야구팬들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는 선수 구성, 리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제대회 성적 등 엄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새 감독은 당장 내년 시즌 후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WBSC 프리미어12를 치러야 한다. 2020년에는 KBO리그와 한국야구의 명예가 걸린 도쿄올림픽이 있다. 2020년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리는 대회로 KBO리그도 중단될 전망이다. 개최국 일본은 이미 올림픽 때 NPB리그를 23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프로야구 최정예 멤버가 참가한다는 의미다.
도쿄돔에서 일전을 치러야 하는 새 대표팀 감독에게는 덕망과 단기전 능력,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다. 프로에서 깊은 경험을 쌓았고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력이 있는 조범현(58), 김경문(60) 전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SK 와이번스~KIA 타이거즈~KT 위즈를 이끌었던 조 전 감독은 2010광저우AG에서 금메달을 일궜다.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 사령탑을 지낸 김 전 감독은 2008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의 주인공이다. 같은 포수 출신이자 OB 베어스 입단 동기로 막역한 사이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김 감독은 선 굵은 롱 볼, 조 감독은 데이터 적용에 능하고 확률 높은 득점 야구가 강점이다.
전임 감독과 손발을 맞춰야 할 기술위원장 역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감독 선임의 1차 권한도 갖고 있다. 김인식 전 감독은 과거 AG,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기술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야구 원로이자 해설가로 현장 감각이 높다. 아시아야구소프트볼협회 기술위원장을 지냈고,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며 국제야구에 대한 감각이 높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