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서 헤쳐모이는 ‘삼성왕조’의 유산들

입력 2019-02-06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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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왕조’의 주역들이 하나둘 잠실에서 재회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또는 LG 트윈스에 잇달아 입단하고 있다. LG에선 어느새 하나의 세력으로 등장한 느낌이다.

한화 이글스를 떠난 좌완투수 권혁(36)은 3일 두산과 연봉 2억 원에 계약했다. 이로써 권혁은 삼성 라이온즈에서는 물론 한화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던 우완투수 배영수(38)와 또 한 번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프로생활 내내 배영수와 동고동락하는 셈이다.



경북고 출신의 배영수는 2000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뒤 2015년 프리에이전트(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두산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삼성에서 보낸 15년간 선발과 불펜으로 7차례의 한국시리즈(KS) 우승에 기여한 전설이다.

포철공고 출신의 권혁 또한 2002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뒤 2014년까지 줄곧 이른바 ‘질식 불펜’의 핵으로 활약했다. 배영수처럼 2015년 한화로 FA 이적을 택했다. 최근 2군 스프링캠프 합류를 거부한 채 자유계약선수를 요청한 그의 의사를 한화가 수용한 덕분에 두산으로 옮길 수 있었다.

LG에는 류중일 감독을 정점으로 코치와 선수까지 삼성 우승의 주역들이 망라돼있다. 2017년 10월 류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 김현욱, 곽현희 코치를 동반한 데 이어 1년 뒤에는 김재걸, 김호 코치가 또 합류했다. ‘류중일 사단’에 가깝다. 이들은 2011~2014년 삼성의 4년 연속 정규시즌-KS 통합우승을 함께했다.



선수로는 두 좌완투수 차우찬(32)과 장원삼(36)이 ‘삼성 출신의 LG 맨’이다. 군산상고 출신으로 2006년 삼성에 입단했던 차우찬은 2016시즌을 마친 뒤 4년 95억 원의 ‘FA 대박’을 터트리며 LG로 이적했다. 지난해 12승10패, 평균자책점 6.09로 다소 부진했지만 누가 뭐래도 LG의 토종 에이스다. 최근 4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 중이다.

장원삼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으나, 삼성 색채가 짙은 투수다. 삼성의 4연속 정규시즌-KS 통합우승에 누구보다 공이 큰 좌완 에이스였다. 2016년 이후 내리막길이 역력하지만, 류 감독의 품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잠실 라이벌’로 헤쳐모인 ‘삼성왕조’의 유산들이 2019시즌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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