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약속의 땅’ 목포 대신 클럽하우스에 잔류한 이유는?

입력 2019-02-13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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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스포츠동아DB

통산 7번째 K리그1 우승을 목표한 ‘1강’ 전북 현대는 클럽하우스에서 2차 동계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평소와는 다른 패턴이다. 최강희 전 감독(다롄 이팡)이 이끈 지난시즌까지 전북 선수단은 전남 목포에서 2차 훈련을 했다. 해외전지훈련에서 기초체력과 큰 틀의 전략을 마련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목포에서 세부조직을 다듬는데 주력해왔다.

목포는 최 전 감독 체제의 전북이 즐겨 찾은 ‘약속의 땅’이다. 구단 역사 최초의 우승 타이틀인 2005년 FA컵을 제패했을 때부터 항상 목포로 향했다. 국제대회나 A매치 데이 등 시즌 중 긴 휴식이 주어질 때에도 목포에 단기훈련캠프를 차려 팀 분위기를 전환해왔다.

그런데 올해부터 방향을 바꿨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지난달 8일부터 2일까지 동계훈련을 진행한 전북은 목포로 향하지 않았다. 최 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조제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의 결정이었다.

가고시마 캠프를 마친 모라이스 감독은 구단에 목포와 연고지 전주 지역 기후가 어느 정도 다른지를 문의했다. “약 1~2도 정도 차이가 있다”는 답을 들은 그는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거쳐 잔류를 선택했다. “생체리듬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온 차가 아니다”라는 것이 모라이스 감독의 판단이다.

이미 상당 기간 가고시마에서 훈련하며 연고지를 떠나있던 만큼 선수단을 이동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봤다. 오히려 임박한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클럽하우스에 남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있었다. 훈련 도중 크고 작은 부상에 즉각 대처하고, 회복시키는 데도 아시아 최신식 설비를 자랑하는 전북의 클럽하우스는 부족함이 없다. 모라이스 감독은 처음 클럽하우스를 보고 “유럽에서도 이러한 수준급 시설은 찾기 어렵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당황한 쪽은 구단이었다. 전북 사무국은 언제나처럼 목포 지역의 한 특급호텔과 훈련장을 보름 일정으로 예약한 상태였다. 긴급 취소가 불가피했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13일 “모라이스 감독의 결정을 존중했다. 클럽하우스에 굉장히 만족해하고 있다. 새 선장이 왔지만 선수단도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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