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까지는 사치일까? 토종 에이스 없는 한화의 고민

입력 2019-02-13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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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선발진 완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두 외국인선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을 1, 2선발로 일찌감치 확정한 가운데 5선발까지 나머지 세 자리를 채울 국내투수들을 가린다.

이맘때 모든 팀이 떠안는 공통의 과제이나, 한화 마운드의 사정은 좀더 열악하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 SK 와이번스 김광현, 두산 베어스 이용찬 같은 믿음직한 토종 에이스를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단별로 2명씩인 외국인투수들의 뒤를 받치거나, 그 앞에 나설 국내 에이스가 버틴 강팀들과 달리 한화에는 시즌 10승 경험은 고사하고 선발 경험도 일천한 젊은 투수들이 대부분이다.

11일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1군과 치른 한화의 올해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가 단적인 사례다. 프로 5년차인 선발 김민우는 3이닝 5안타 2홈런 4실점, 2년차인 두 번째 투수 박주홍은 2.2이닝 6안타 2홈런 7실점으로 무너졌다. 공통적으로 첫 2이닝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타순이 한 바퀴 돌 무렵부터 난타를 당했다. 볼 끝에 힘이 느껴졌던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에는 구위도, 제구도 실종됐다. 선발보다는 중간계투 또는 오프너로 어울리는 투구였다. 김민우, 박주홍과 더불어 김범수, 김성훈, 김재영, 장민재 중에서 3~5선발을 결정하려는 한 감독의 구상이 첫 실전에서부터 꼬였다.

국내투수들이 책임질 선발로테이션의 남은 자리가 한두 곳이냐, 세 곳이냐의 차이는 크다. ‘타고투저’로 투수들이 기진맥진한 KBO리그의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한화는 지난해 선발진과 불펜의 불균형을 절감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2승을 올리고 평균자책점 또한 4.28로 압도적 1위였던 불펜과 달리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5.46으로 5위에 그쳤다. 토종 에이스가 없는 어려움을 톡톡히 맛봤다.

다행히 아직은 시간이 있다는 점에 희망을 걸어보는 수밖에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첫 실전의 교훈을 분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화는 14일 고친다 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펼친다. 0-18의 참패를 당한 주니치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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