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투수조장’ 손승락 “FA보다 중요한 V3”

입력 2019-02-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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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락은 2019년에도 롯데의 투수조장을 맡았다. 팀의 든든한 마무리투수이자 베테랑인 그는 2016년부터 투수조장을 맡아왔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또 투수조장이 됐네요….”

롯데 자이언츠는 구단 역사상 ‘든든한 마무리’와 거리가 멀었다. 프로 원년부터 2015년까지 34년간 롯데 소속으로 단일시즌 2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9명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두 차례 2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김사율(2011년 20세이브, 2012년 34세이브)뿐이었다. 뒷문은 늘 롯데의 아킬레스건이었다.

하지만 손승락이 가세한 2016년부터는 이런 고민을 덜었다. 손승락은 2016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60억 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현대 유니콘스부터 출발해 히어로즈 유니폼만 입었던 그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였다. 손승락은 지난 3년간 166경기에 등판해 11승11패85세이브,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연평균 28세이브로 롯데 역사상 최고 마무리투수에 등극했다.

그의 역할은 마운드 밖에서도 무겁다. 이적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게 투수조장이라는 중책이 맡겨졌다. 롯데의 2016시즌 투수조장은 김성배(은퇴)였으나,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다. 자리를 비워둘 수 없었던 까닭에 당시 조원우 감독은 손승락을 투수조장으로 삼았다. FA 이적 첫해에 주장, 투수조장 등을 맡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손승락이 덕아웃에서 미치는 영향을 높게 평가했다.

롯데 손승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한 번 인정받은 리더십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손승락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투수조장을 역임하고 있다. FA 이적 첫해부터 4년 계약 내내 클럽하우스의 리더 역할을 도맡고 있다. 손승락은 “올해도 계속 투수조장을 맡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장이 된 (손)아섭이가 부탁을 했다. 마다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후배들은 그에게 늘 고마움을 전한다. 선발투수 김원중도 “어떤 것도 먼저 강요하신 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다가가서 여쭤보면 세세히 설명해주신다”고 그의 리더십을 설명했다.

손승락은 롯데 소속으로 뛴 지난 3년간 그라운드 안팎에서 베테랑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미안함이 가득하다. 그가 몸담는 동안 롯데의 최고 성적은 준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우승을 목표로 손승락을 비롯한 수많은 FA를 영입한 롯데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손승락이지만, 그는 화살을 자신에게 돌렸다.

“4년간 매번 우승만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대로 되지 않았다. 우승에는 운도 필요하다고 하는데, 결국 실력이 없으면 운도 없다.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다 발휘하는 팀이 우승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조금 더 독려할 생각이다.”
올 시즌을 마치면 두 번째 FA가 된다. 하지만 그는 “내 기록보다 팀의 방향, V3가 더 중요하다. 예비 FA라고 마음가짐이 바뀌진 않는다. 나에게는 매년이 소중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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