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유기’ 표절 소송, 원고 패소 “‘애유기’ 침해? 별개 창작물”
지난해 5월 정모씨가 드라마 ‘화유기’의 홍정은, 홍미란 작가에게 제기한 저작권 침해(표절)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 (부장판사 우라옥)는 2019년 2월 12일자로 ‘원고 청구기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드라마 ‘화유기’는 웹소설 ‘애유기’와 구체적인 표현이나 표현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나고 일부 유사한 부분이 있다 해도 이는 원작 ‘서유기’에서 유래하는 부분을 제외할 때 극히 미미하며 ‘애유기’의 극의 특성이 ‘화유기’에 감지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할 수 없고 별개의 저작물이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홍작가는 정모씨가 일방적으로 인터넷 개인블로그에 표절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정모씨의 필명이나 해당 웹소설 ‘애유기’의 존재자체도 알지 못했다. 정모씨의 웹소설 ‘애유기’는 최고의 아이돌그룹의 멤버 합숙소에, 평범한 여대생이 남장을 하고 들어와 오빠의 신분으로 아이돌그룹의 합숙소에 함께 동거하며 매니저로서 연예계 활동을 하는 내용으로, 주인공들의 전생이 ‘서유기’의 인물이었다는 ‘서유기’와의 연관성이 있다.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하였다는 것 이외에, 드라마 ‘화유기’와는 극의 성격, 스토리, 주제, 갈등 구조, 인물의 캐릭터 등이 완전히 다른 작품인 것이다.
고대소설 ‘서유기‘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재창작물이 존재하고, 그 중 로맨스를 가미한 작품도 수도 없이 많았다. 삼장법사를 여성으로 설정하여 손오공과의 로맨스를 가미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이 다수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모씨는 마치 ‘서유기’가 자신의 작품인양 ‘서유기’를 바탕으로 파생된 여러 설정들이 자신의 웹소설 ‘애유기’에서만 유일무이하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였다.
또한 ‘서유기’를 모티브로 창작 되었을 때 당연히 등장할 수 있는 인물인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우마왕, 홍해아, 나찰녀가 등장하는 것이 유사하다고 주장하였고, 그 외 남자주인공이 키 크고 잘생기고 카리스마 있으며 스포츠카를 탄다는 점, 남녀주인공이 비극적인 운명으로 엮여 슬픈 사랑을 하는 점, 남녀주인공이 함께 시간을 보내다 사랑에 빠진다는 점, 교통사고로 극중 인물이 사망 한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고대 소설 ‘서유기’의 중요한 설정을 가져 온 것이거나, 기존의 드라마 영화 등에 셀 수 없이 나왔던 일상적인 설정일 뿐이며, 정작 실질적 유사성은 전혀 없는 것들이었다. 이에 대해 정모씨는 본인 스스로 이러한 요소들이 자신의 창작이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이 요소들을 가져다 배열한 것은 본인의 독창적인 창작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펼쳤다.
그 외에도 ‘화유기’의 ‘진부자’라는 인물의 이름이 본인 소설의 ‘진사장’의 작명을 표절하여 ‘진’씨 성을 썼다던가, 화유기의 ‘금강고’가 본인 소설에 나오는 단 한번 등장하는 ‘금강’이라는 단어를 보고 작명한 것이 분명하다는 등의 주장과, ‘화유기’의 주요 인물들은 환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웹소설 ‘애유기’와 마찬가지로 환생이라는 등의 괴이한 주장들을 내세웠다. 이에 재판부는 “정모씨의 주장들을 창작적 표현이라 볼 수 없고, 구체적인 표현방식들에서도 차이가 난다”고 판결하였다.
이에 홍작가는 서면을 통해 정모씨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하여 성실하게 반박하고, 고대 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점 외에는 어떠한 실질적 유사성이 없음을 논증하여 원고 패소판결을 받아내었다. 또한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한 정모씨의 웹소설 ‘애유기’의 주요설정들이 되려 홍작가의 2009년작 ‘미남이시네요’와 크게 유사한 점을 들어, 정모씨가 제기한 본 소송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에 대해 강력하게 호소하였다.
이번 판결에 대해 홍작가는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표절제기 행태로 인하여 창작자들이 받게 되는 고통과 피해가 극심함을 토로하며, 본 판결이 근거 없이 제기한 저작권 침해 주장의 폐해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홍작가는 추후 정모씨에 대한 명예훼손에 관한 법적 조치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며, 지난 몇 년간의 악의적인 허위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마치 사실인양 변질되어 퍼져있음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허위사실 작성 유포자들에 대해서도 강력 법적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