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산이의 침묵도, ‘킬빌’의 변명도 비겁하긴 마찬가지

입력 2019-02-15 1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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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산이. 동아닷컴DB

[DA:이슈] 산이의 침묵도, ‘킬빌’의 변명도 비겁하긴 마찬가지

래퍼 산이가 다시 한 번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는 지상파 방송 무대에 올라 ‘I♥몰카’라는 문구를 송출해 문제를 일으킨 것.

산이는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타겟:빌보드-킬빌'(이하 '킬빌') 무대에 올라 ‘워너비 래퍼’ 무대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무대 뒤편의 대형스크린에 'I♥몰카'라는 문구가 등장했고 곧 온라인을 중심으로 “디지털 성 범죄를 옹호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킬빌' 제작진은 “해당 방송분에 대해 사전 시사를 하였음에도 해당 장면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방송에 부적절한 표현이 걸러지지 않고 방송된 점을 사과한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산이만은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속사와 결별한 후 홀로서기를 한 그이지만 앞서 불거진 산이의 페미니스트 관련 논란이 있을 때마다 유튜브 등을 활용해 분명한 입장을 전한 그다. 지금의 침묵이 곱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킬빌’ 제작진의 경솔함 역시 도마 위에 올려야 마땅하다. 이들은 사전 시사 때 발견을 못해 죄송하다고 하지만 실제 녹화가 진행되기 전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에 대한 회의가 있었을 것이고, 이 때의 회의를 바탕으로 녹화가 이뤄졌을 것이다.

즉, ‘I♥몰카’라는 문구의 등장을 파악하고 이런 논란을 차단할 기회가 사전시사 때 단 한 번에 불과했다는 입장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만약 실제로 논란을 차단할 기회가 제작진의 말대로 단 한번 뿐이었고 “눈을 더 크게 뜨고 봤었어야 했는데 죄송하네요”라면 이건 더욱 큰 문제다. 제작진으로서 져야 할 책임을 방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산이의 침묵도, ‘킬빌’의 변명도 비겁하다. 그리고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만 했다 하면 터지는 논란에도 대중은 피곤할 따름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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