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제작 (주)디씨지플러스, 조르바필름)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아성,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가 참석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 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
조민호 감독은 “의지가 강하고 신념이 강한 여성으로만 느끼고 있었는데 서대문 형무소를 갔다가 유관순 열사의 얼굴을 봤다. 새삼스럽게 17살이라는 게 와닿았다. 지금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눈빛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슬프지만 강렬한 눈빛이었다. 이 소녀의 정신을 살아나게 해주고 싶었다”라며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 일대기가 아닌 감옥에서의 1년의 이야기를 그린 이유에 대해 “죽음까지 간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이 사람은 왜 그랬을까. 이 정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잘 드러내고 싶었다. 18년 동안의 유관순 열사의 삶을 그 1년으로 담는다면 울림이 더 크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유관순 열사 역을 맡은 고아성은 “일대기가 아닌 1년이라는 시간을 다룬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아무래도 쉽지 않은 생각을 했다”라며 “처음부터 걱정이 많이 됐지만 감독님과 미팅 이후 신뢰를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멀리 있던 유관순 열사를 가까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굉장히 성스럽고 존경 외에 감정을 느낀 적은 없었다. 한 인간으로서 다가가는 작업이 되게 죄책감도 들고 재미있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고아성은 독림선언문을 읽는데 너무 떨렸다고 말했다. 그는 “유관순 열사가 1년 동안 그 선언문을 외우며 드디어 외치는 순간 아닌가. 나도 너무 떨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을 할 때 심장소리가 너무 커서 마이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꿔야 했다”라며 “독립선언문을 외칠 때 25명의 배우들과 눈을 마주쳤다. 약속한 듯이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라고 덧붙였다.
고아성은 “익히 봐왔던 유관순 열사 사진 말고 어떤 표정을 지으셨을지 정리를 했다. 영화 속에서는 후회도 하고 고민도 하고 여러 가지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이 관객들이 보실 때 낯설지 않을지 겁을 이겨나가는 과정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잘 안 우는데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많이 울었다. 그 만큼 뭉클함이 많았던 촬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고아성과 대척점에 있는 ‘니시다’역을 맡은 류경수는 “개인적으로 두 번 다시 없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역할은 악한 인물이지만 무거운 마음으로 임하게 됐다. 감독님께서 저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영광스럽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인물이 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생각했다. 많이 힘들었던 장면은 고문 장면이었다. 고문을 하고 있을 때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촬영 전 유관순 열사의 생가를 다녀왔다는 그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너무 들고. 촬영이 끝나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아픈 역사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생각해야 겠다는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조민호 감독은 “실제로 기록에 있는 정춘영(니시다)이라는 인물을 드러냈다. 친일파의 하나의 표본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유관순을 표현하기 위한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며 어쩔 수 엇이 존재했던 청춘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조민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고아성,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 등이 출연한다. 2월 27일 개봉 예정.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