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야수 김경호(왼쪽).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태형(52)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1차 스프링캠프 당시 외야수 김경호(24)를 주목하며 이 같이 말했다. 15일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스와 연습경기에서 폭발적인 주루를 선보인 직후라 김 감독의 평가에 더욱 힘이 실렸다.
김경호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59번)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아직 1군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2018시즌 퓨처스리그에서 23도루를 기록하며 빠른 발과 주루센스를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 덕분에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기회도 얻었다.
김경호는 그 기회를 허투루 소비하지 않고 있다. 땀을 흘리는 순간순간이 무척 소중하다. 연습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을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버티고, 누상에선 한 베이스 더 가는 적극성을 보인다.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다. 김 감독도 투혼을 인정했다. “백업으로 잘 준비하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기량을 지녔다고 본다.” 무명에 가까운 김경호에게는 엄청난 동기부여다. 20일 시작한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경호는 100m를 11초대에 주파할 정도로 빠른 발을 지녔다. 15일 지바 롯데전에서도 번개 같은 속도로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들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결정적인 순간 대주자 요원으로 활용하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26일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정규시즌 우승팀 세이부 라이온즈와 연습경기에선 1-0으로 앞선 9회 쐐기 솔로홈런까지 뽑아냈다.
1군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만으로 김경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훌륭한 선배님들의 훈련과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다”며 “선배들께서 많이 도와주시는 덕분에 기량이 향상하는 것 같다. 기회를 주시고 지도해주신 감독님 코치님들, 항상 잘 챙겨주시는 선배님들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덧붙여 “스프링캠프도 얼마 남지 않았다. 1군에서 최대한 잘 버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배들을 도와 팀이 우승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잘 준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