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배우로 거듭난 ‘엄마’ 이나영

입력 2019-02-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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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나영. 스포츠동아DB

영화 ‘뷰티풀 데이즈’서 탈북여성 역할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선 경단녀로 공감대


이나영이 삶을 이야기하는 ‘현실 밀착형’ 배우로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활동을 멈췄다 돌아온 그가 더욱 더 깊어진 모습으로 대중의 마음을 파고든다. 출연작을 선택하는 선구안과 캐릭터에 접근하는 깊이까지, 공백을 딛고 복귀하는 배우들의 롤 모델이 될 만한 활약이다.

이나영은 9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 주말 밤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5년 만에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오랜 공백에 따른 아쉬움을 달래려는듯 영화와 드라마에 연이어 참여한 이나영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를 대변할 만한 캐릭터와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끌어낸다. 상당한 시간 연기 활동을 멈췄다 돌아오는 연기자들이 그 간극을 단번에 줄이기 위해 화려하면서도 자극적인 작품을 주로 택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뚜렷하다.

특히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이나영의 지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는 강단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을 통해 가정을 책임지는 엄마이자 아내이자 사회생활도 해야 하는 직업인으로서 여성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과 아픔을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른바 ‘경력단절 여성’으로 분류되는 캐릭터이다. 현실에선 너무 흔한 탓인지 드라마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적 없는 이야기가 이나영을 통해 완성되고 있다. 덕분에 비슷한 처지 여성들의 삶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이나영 역시 2015년 결혼 뒤 ‘경력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나영과 강단을 따로 떼어 바라보지 않고 응원의 목소리를 보탠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주말 밤 9시대 방송하면서도 5∼6%의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시청자의 이 같은 반응을 증명한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서도 이나영은 남달랐다. 탈북여성이 중국을 거쳐 한국에 정착하는 20년의 과정을 담은 영화에서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지킨 여성이자 엄마의 삶을 그렸다. 이를 통해 한층 깊어진 연기로 진가를 다시 증명했다.

이나영은 연기 경력에 비해 출연 편수가 적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만나면 고민 없이 몰두하는 편”이라고 했다. 드라마 방송 전 인터뷰에서도 “엄마와 여성의 삶을 다루는 소재나 주제가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다”며 “지금의 나와도 잘 맞아 떨어져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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