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준형-최종훈-이종현(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동아닷컴DB
● ‘거짓 해명’ 용준형·최종훈 그룹 탈퇴
가수 용준형이 14일 그룹 하이라이트에서 탈퇴했다. “정준영의 불법 동영상 촬영 유포와 관련 없다”고 해명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소속사 어라운드어스는 이날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공식입장을 내 혼란을 야기해 사과한다”고도 밝혔다.
용준형은 11일 SBS ‘8뉴스’의 정준영 사건 첫 보도에서 ‘가수 용OO’으로 거론돼 의혹에 휘말렸다. 소속사를 통해 즉각 입장을 밝힌 그는 SNS에도 “짜깁기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13일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2015년 말 정준영과 불법 영상을 공유,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나자 팀에서 탈퇴했다.
그룹 FT아일랜드의 최종훈과 씨엔블루 이종현도 마찬가지다. 12일 두 사람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사건과)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14일 이종현이 메신저 대화방에서 정준영에게 “빨리 여자 좀 넘겨라. 그냥 예쁜X”이라며 여성을 물건 취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종현에 앞서 ‘거짓 해명’한 최종훈도 승리 등이 포함된 단체대화방에서 ‘음주운전 보도를 경찰을 통해 무마했다’는 의심을 하게 하는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졌고, 그제야 2016년 2월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털어놨다.
이 와중에도 소속사는 “경찰에 청탁한 사실이 없음을 본인(최종훈)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4일 추가 혐의가 포착되자 소속사는 최종훈의 그룹 탈퇴 및 연예계 은퇴를 발표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은퇴’ 카드를 꺼내 ‘꼬리 자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 매니지먼트사도 책임져야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보다 연예인의 ‘입’만 바라보는 매니지먼트사의 행태도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사태를 촉발한 장본인인 승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YG)는 처음 성 접대 의혹이 제기된 직후 “법적 대응” 운운하며 펄쩍 뛰었다. 논란 차단에만 급급해 일단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보는 매니지먼트사의 미숙함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시가 총액 1조원 시대를 연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적나라한 ‘현주소’이기도 하다.
이는 스타파워는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위기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특히 승리처럼 10대에 데뷔하거나 어린 나이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는 연예인에게 소속사는 단순한 ‘회사’를 넘어 보호자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이를 제대로 수행하는 곳은 드물다.
YG는 13일 승리와 전속계약 해지를 알리면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소속 연예인이 연루된 각종 사회적 논란이 보낸 ‘위험 신호’를 외면하다 뒤늦게 내놓은 ‘사후약방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