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 여포-우타 쩔쩔’ 레일리, 좌우 편식 여전했다

입력 2019-03-23 1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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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자와 우타자 상대 편식은 달라지지 않았다. 좌타자 상대로는 삼국지의 장수 여포에 가까운 위용이지만 우타자 상대로는 쩔쩔 맸다. 브룩스 레일리(31·롯데 자이언츠)가 ‘에이스’ 왕관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7로 패했다. 선발투수 레일리의 4이닝 6안타(2홈런) 5탈삼진 부진이 뼈아팠다.

투구 내용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결국 우타자 상대가 문제였다. 레일리가 이날 내준 6안타 중 4개가 우타자에게 나왔다. 지난해까지 드러났던 약점이 그대로였던 것이 더욱 큰 문제다. 레일리는 KBO리그 데뷔 첫해였던 2015년까지만 해도 우타자 상대(피OPS 0.679) 기록이 좌타자 상대(피OPS 0.771)보다 좋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7년부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줄곧 3할대에 머물렀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은 우타자 상대(피OPS 0.870)와 좌타자 상대(피OPS 0.509) 기록이 판이하게 달랐다. 상대 타자의 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 셈이다,

장정석 감독은 이날 좌타자 이정후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레일리 상대 15타수 무안타로 쩔쩔 맸다. 팀의 톱 타자를 제외할 만큼 레일리의 좌타 상대 강세를 인정한 것이다. 3루도 좌타자 송성문 대신 우타자 장영석에게 맡겼다. 결국 장 감독의 판단처럼 레일리는 우타자로 도배된 라인업을 넘어서지 못했다. 3회 선취점을 내줄 때도 선두 서건창에게 안타를 내준 뒤 김하성과 박병호에게 연이어 안타를 허용했다. 5회에는 김하성과 박병호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았다. 롯데의 가장 큰 약점은 선발진이다. 레일리 다음 2선발 역할을 해줘야 하는 제이크 톰슨은 아직 제대로 뚜껑을 열어보지도 못했다. 토종 에이스는 아직 10승 고지를 밟아보지 못한 김원중이다. 4선발은 선발 경험이 없는 장시환이며 5선발은 1+1 2개조로 운영된다. 레일리가 중심을 잡아주더라도 쉽지 않은 구성이다. 여기에 레일리가 우타자 상대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마운드 운용 계획은 더욱 꼬이게 된다.

우타자 상대로 쩔쩔매는 투수는 에이스로 분류할 수 없다. 레일리의 에이스 대관식, 그리고 롯데의 마운드 셈법을 위해서라도 좌우타자 상대 편식은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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