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연예계를 접수했던 가수 이수영부터, 채연, 배슬기, 그리고 ‘자숙의 아이콘’ 김상혁이 ‘그때 그 시절’의 에피소드들을 대 방출해 안방극장에 억여행 선물을 안겼다.
27일 방송된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연출 한영롱)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년소녀’ 특집으로 발라드의 여왕 이수영과 2000년대 예능퀸 채연, 복고댄스 배슬기, 자숙의 아이콘 김상혁이 출연해 입담을 자랑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이수영은 10년 만에 신곡 앨범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리며 ”데뷔 20주년은 맞는데 결혼하고 아이 낳고 키우다 보니 가수로서 활동을 10년 정도 못했다. 현재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가수 복귀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수영은 ”아이가 1학년 때 부모님 직업 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당시 제가 당첨이 됐다. 가수니까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제 노래를 부르기가 애매하더라. 그래서 ‘사랑을 했다’를 불렀는데 정말 떼창이 나왔다. 이 정도 반응이면 내가 하고 싶은 거 해도 되겠다 싶어서 ‘휠릴리’를 불렀는데 애들이 집중하더라“며 복귀를 결심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오랜만에 토크쇼에 출연해 여전한 예능감을 자랑한 이수영은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루머들과 함께 전성기 당시 떠돌아다녔던 ‘연예인 병’ 소문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이수영은 “일을 하면 극도로 예민해진다. 먹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자고, 그때 루머들이 많이 생겼다”며 “대기실에서 큰일을 봤다는 루머도 있었다. 아무래도 전성기 당시, 폐쇄된 성격에 친한 친구들이 아주 극 소수다 보니 그런 루머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중 가장 유명했던 ‘딸기 루머’에 대해 이수영은 “라디오 심야 DJ를 할 때였다. 당시 매니저가 간식으로 딸기를 사 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매니저 사이트가 있었는데, 거기에 올라온 내용 들이 짜깁기 돼 퍼진 것 같다. 저에게 쌓인 게 많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딸기를 씻을 때마다 ‘딸기 사건’ 생각이 난다고 말한 이수영은 “요즘 아들이 딸기 흰 부분을 안 먹고 버리는데 이렇게 벌받는구나 싶어서 먹는다. 혹여라도 저에게 오해 있으셨던 매니저들 저 지금 벌 고 있으니 용서해 달라”고 애교 있게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수영은 차분하지만 톡톡 튀는 입담으로 함께 출연했던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재미를 더했을 뿐 아니라, 채연과 배슬기의 화려한 댄스 무대 이후 의식의 흐름대로 몸을 맡기는 막춤으로 예능감을 폭발한 뒤, “여러분들이 오해하시는 데 저는 원래 댄스가수를 준비하던 사람이었다”고 능청스럽게 말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수영은 이후 만년 2위였던 자신을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려준 노래 ‘라라라’ 무대를 꾸미면서 여전한 가창력을 뽐낼 뿐 아니라 ‘발라드 여왕’의 품격까지 보여주며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다.
‘예능의 여왕’으로 불렸던 채연은 오랜만에 예능프로그램 나들이에 “예능에 출연하고 싶은데 나갈 프로그램이 많지 않더라. 요즘 예능에 출연하려면 혼자 살거나,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MC 김구라는 ‘불타는 청춘’을 추천했고, 처음 “연배가 너무 뛰는 것이 아니냐”며 발끈했던 채연은 이내 “거기 가면 막내가 되는 거냐”고 솔깃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김상혁은 채연에 대해 “오랜만에 만나면 거리감 있게 존대를 한다”고 제보했고, 이수영 역시 “이 언니 요즘 정신없더라. 나한테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더라”고 폭로해 웃음을 더했다. 이에 대해 채연은 “제가 데뷔가 빠른 편이 아니다. 20대 중반에 하기도 했고, 그때 나이를 속이는 분도 있었다. 인터넷이 발달돼 나이를 다 오픈하다 보니, 그때는 저보다 어렸는데 어느 순간 언니가 된 사람이 있어서 함부로 못하겠더라”며 “그래서 일단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왜 그러세요 언니’라고 하면 그때부터 말을 놓는다”고 설명했다.
연예인 볼링단의 멤버인 채연은 볼링 칠 때 화를 많이 낸다는 배슬기의 제보에 “조금 욱하는 게 있긴 하다. 원하는 대로 안 되다 보면 저 자신한테 화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심지어 같은 팀이자 한류스타인 김수현에게 화를 낸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 “팀으로 볼링을 치는데 정말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해서 저도 모르게 ‘야!라고 소리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채연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던 ’눈물 셀카‘ 비하인드도 털어놓았다. 채연은 “진짜 울 때 찍은 거였다. 당시 거의 매일이 우는 날이다. 너무 바쁘기도 했고, 갓 연예인이 돼 주목을 받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시기였다. 어느 날 울다가 거울을 봤는데 괜찮은 거 같더라.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찍었다. 여러 번 찍은 끝에 탄생한 사진”이라고 솔직하게 맑혔다. 이어 “방송 자막으로 그 필기체를 많이 쓰더라. 나에게 저작권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자숙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김상혁은 이날 ‘라디오스타’를 통해 전성기 당시 솔직한 입담과 자숙으로 인해 얻게 된 습관적 사과를 동시에 보여주며 ‘인생 2막, 지고 싶지 않은 백전무패’의 시작을 알렸다. 오는 4월7일 결혼식을 올리는 김상혁은 주례가 없는 이유에 대해 “특별히 덕담을 듣고 싶은 분도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사회는 초등학교 동창인 장성규 아나운서가 하기로 했고, 클릭비 멤버들이 축가를 한다. 저도 멤버들과 함께 부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예비신부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차였던 김상혁은 “여자친구가 조금 기가 세다. 저는 이동을 할 때마다 여자친구에게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가끔 까먹고 안 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많이 혼난다. 여자친구는 외출을 잘 안 하는데 한 번 나가면 연락두절이다. 그래서 똑같이 화를 냈더니 헤어지자고 하더라”고 밝혔는데 여자친구의 반응을 두려워하며 급 수습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제공=MBC ‘라디오스타’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