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스포츠동아 공동기획 下] 청소년 도박 근절, 왜 필요한가?

입력 2019-03-28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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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잘못된 버릇은 어른이 돼도 이어지기 마련이다. 청소년도박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유관단체와 관계부처의 예방 활동 및 실천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은 스포츠동아가 실시한 불법스포츠도박 추방 캠페인 모습. 스포츠동아DB

불법도박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PC와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우리 미래인 청소년들까지 불법도박에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스포츠동아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 케이토토와 함께 청소년 불법도박의 실태와 문제점을 점검하는 집중 기획 시리즈를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려서부터 좋은 습관과 좋은 버릇을 길러야 한다는 교훈이 담겨있다. 나쁜 습관과 버릇도 마찬가지다. 잘 고쳐지지 않는다. 도박도 습관이다. 청소년 시절에 손댄 도박은 어른이 돼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지난해 재학 중 청소년(중학생 1만655명·고등학생 6865명), 학교 밖 청소년(청소년 지원센터 809명·청소년쉼터 232명·비인가 대안학교 6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재학 중 청소년 가운데에서는 7.1%가 성인이 된 후 합법 사행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를 특성별로 분석했을 때는 비문제군에서는 6.3%만이 성인이 된 후 사행 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음을 나타낸 반면, 위험군에서는 14.8%, 문제군에서는 27.0%가 사행활동 참여 의사를 드러냈다. 청소년기에 도박에 재미를 붙였기 때문에 성인이 돼도 이를 이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도박문제 수준이 심각해질수록 사행활동 참여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학교 밖 청소년 설문도 결과가 비슷했다. 설문인원의 7.9%가 합법사행활동 참여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비문제군은 5.9%, 위험군은 11.6%, 문제군은 21.0%가 성인이 되면 사행활동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소년 도박 문제는 결국 예방이 답이다. 청소년의 도박행위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행위임에도 위법 행위임을 모르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 발생시에는 위험행동(사채이용, 자살시도)이나 범죄행위(절도 등) 2차 사회 문제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이번 조사를 통해 성인을 대상으로 한 합법사행산업은 물론이고 불법스포츠도박까지도 청소년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행산업의 노출을 막고 참여할 수 있는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청소년 도박 문제는 세계적으로도 오랜 기간 지속된 현상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는 없다. 특히 국경 없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불법도박 시장의 확산으로 문제의 심각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의 경우 성인에 비해 위험요인이 높기 때문에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어릴 때부터 도박에 손을 댄 위험군을 치유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도박문제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도박문제 위험집단을 특정하여 선별적 예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투입 비용 대비 가장 효율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함께 예방서비스 마련 및 실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사행사업장 출입 감시 강화, 관련 조례 제정 등과 같은 조치로 사회적 안전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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