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영하. 스포츠동아DB
10경기를 치른 3일까지 두산의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2.56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다. 최다이닝(59.2이닝), 최소자책점(17점), 최다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7회)까지 그야말로 흠 잡을 데 없이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있다.
조쉬 린드블럼~이용찬~세스 후랭코프의 기존 1~3선발은 물론 다소 물음표가 붙었던 4~5선발 유희관~이영하도 기대이상의 호투로 선발진 안정화에 큰 몫을 했다. 유희관과 이영하는 선발진에 남아 있던 작은 의구심까지 지워낸 주역들이다. 후랭코프(5이닝)를 제외한 4명의 선발은 모두 경기당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가치를 뽐냈는데, 올해 처음 풀타임 주전 자리를 꿰찬 포수 박세혁은 “우리 타자들이 초반에 좋지 않았을 때도 선발진이 정말 잘 버텨줬다. 반대로 투수들이 좋지 않을 때는 타자들이 도와줄 것이다. 그런 선순환이 잘 이뤄진 덕분에 많이 이기고 있는 것 같다”고 반색했다.
5선발을 확정하지 않았던 일본 오키나와 1차 스프링캠프 당시 “선발로테이션을 결정했다고 해도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경계했던 김태형 감독의 우려도 지금까진 기우에 불과하다. 팀 성적도 8승2패로 단독선두다. 선발 패전도 3월 24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이용찬이 6이닝 6실점(2자책점)으로 무너진 게(1-11 패) 유일하다. 무엇보다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5명의 선발 모두 계산이 선다는 것 자체가 시즌을 운영하는 데 엄청난 힘으로 작용한다.
아직 3차례에 불과한 선발승이 유일한 아쉬움이지만, 최근의 흐름만 놓고 보면 걱정할 일이 아니다. 3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후랭코프가 팀에 첫 선발승을 안겼고(5이닝 4실점), 이달 2일과 3일 잠실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유희관(6이닝 무실점)과 이영하(6이닝 1실점)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 3경기 모두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앞세워 선발승을 따냈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커졌다.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니 당연한 일이다. 선발진의 막내인 이영하(21)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많이 던지고 이기면 된다. 시즌을 치르면서 6이닝을 넘어 타 구단의 1, 2선발과도 붙어볼 만한 5선발의 임무를 수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