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오용준. 사진제공|KBL
오용준은 1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15분45초를 뛰며 6점에 가로채기 1개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활약상이었다. 하지만 오용준의 팀 공헌도는 매우 높았다. 수비에서 전자랜드의 핵심 공격 자원인 기디 팟츠(24·182.5㎝)와의 매치 업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현대모비스가 98-95로 1차전을 가져가는 데 힘을 보탰다.
신장이 좋은 오용준이 수비를 하자 팟츠는 외곽 위주로 움직였다. 스피드에서는 팟츠가 절대 우세였지만 돌파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용준은 팟츠가 좋아하는 오른쪽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수비했다. 오용준이 돌파를 허용하면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적극 도움수비를 펼쳤다. 그러자 팟츠의 득점력은 뚝 떨어졌다. 오히려 오용준이 아닌 다른 현대모비스 선수가 수비할 때 팟츠의 득점이 더 잘 이뤄졌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56)은 “(오)용준이가 수비를 곧잘 한다. 특히 코칭스태프가 설명하는 수비 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좋고, 이를 수행하려고 애쓰는 게 눈에 보인다. 신장도 있어 활용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용준은 전주 KCC와의 4강 PO에서는 국내 최고의 슈터 이정현(32·191㎝)도 마크하는 등 ‘봄 농구’ 들어 수비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렇다고 슛의 정확도가 떨어진 것도 아니다. 그는 4강 PO와 챔피언결정전 등 5경기에서 평균 1.6개의 3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내년이면 불혹이 되는 오용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현대모비스가 그를 선택했을 때 다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슛은 좋지만 나이가 많고, 한 시즌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낼지에 의문을 갖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벤치가 아닌 코트 위에서 팀에 기여하며 챔피언반지에 도전하고 있다. 그가 직접 경기에 뛰며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오용준에게는 더 각별한 듯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