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최용수 감독(왼쪽)-인천 유나이티드 임중용 감독대행. 사진|스포츠동아DB·인천 유나이티드
두 팀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정규리그 8라운드에서 충돌했다. 입장이 달랐다. 서울은 2017년 7월 이후 2년여 만의 3연승을 노렸고, 인천은 5연패 탈출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최근의 기류답게 90분은 홈 팀의 우세 속에 흘렀다. 경기조율 능력이 탁월한 오스마르가 스리 백의 한 축을 맡은 서울은 중원에 알리바예프, 전방에 페시치를 배치시켜 총공세를 펼쳤고, 인천은 최소 6명이 하프라인 아래에 머무는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했다.
일방적으로 두드린 서울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경인더비’로 명명되는 인천과의 대결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지난해 4경기 무승(2무2패)을 포함해 최근 2무3패로 열세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짜증스럽다. 우릴 만나면 힘을 발휘하는 묘한 팀”이라고 경계했다.
서울에 이날 경기는 몹시도 중요했다. 무패를 달리던 울산 현대(승점 17)가 전날(20일) 홈에서 성남FC에 0-1로 패해 승점 16의 서울은 승리하면 단독 선두에 오를 수 있었다. 최 감독은 “올해 가장 중요한 승부처 중 하나”라며 각오를 다졌다. “기를 펴지 못하게끔 계속 눌러줘야 한다”는 나름의 복안도 전했다.
하향곡선을 그려온 인천에 적지에서 챙기는 승점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최근 결별한 욘 안데르센 감독(노르웨이)을 대신한 임중용 감독대행은 일주일 내내 서울 원정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준비했다. 고광민~고요한의 측면을 저지하고, 오스마르부터 시작된 패스 줄기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임 감독대행은 “최근 서울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원정에서 이긴 기억도 있다”고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답답한 쪽은 서울이었다. 앞선 3경기에서 한 골도 뽑지 못했던 인천의 답답한 침묵은 계속됐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방어로 상대의 공세를 막았다. 연패 탈출과 함께 수확한 승점 1은 그 어느 때보다 값진 결실이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